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선도지구 단지 발표가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지역별 집값 온도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분당과 평촌 등 사업 기대감이 큰 곳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수요가 늘었다. 이에 하반기 대출 규제 확대로 전국 집값 상승 폭 둔화에도 지역 평균치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일산과 산본에선 집값이 제자리걸음 중이거나 되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KB부동산 주간 아파트값 통계 분석 결과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접수를 진행한 9월 23일 이후 지난주(18일 기준)까지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0.84%로 가장 높았다. 이 기간 성남시 전체는 0.76% 올랐고 경기지역 전체는 0.20% 상승했다. 경기도 평균 상승률과 비교하면 분당구는 4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분당 다음으로 누적 상승률이 높은 곳은 평촌신도시가 속한 안양시 동안구로 집계됐다. 안양시 동안구는 9월 23일 이후 0.66% 상승해 경기지역 평균 상승률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어서 중동신도시가 있는 부천시 원미구는 0.35% 올라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의 1.5배 수준의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1기 신도시에 속하지만 선도지구 신청 이후 집값이 되려 하락한 곳도 있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일산의 경우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모두 9월 23일 이후 누적 아파트값은 약세를 보였다. 일산서구는 이 기간 0.23% 하락했으며 일산동구는 0.05% 오르는데 그쳐 경기지역 평균(0.20%)을 한참 밑돌았다. 이 밖에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 역시 누적 0.13% 상승에 머물렀다.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군포시는 지난 18일 기준으로도 모두 집값 하락을 기록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결국 재건축 이후 기대되는 성과가 좋아야만 오르는 구조로 지역별로 집값 상승 폭 격차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기 신도시 지역별 몸값은 갈수록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 ‘시범삼성·한신’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29일 신고가인 17억 원에 거래됐다. 이날 기준으로 같은 평형 최고 호가는 18억 원에 달한다. 또 평촌에선 ‘꿈마을건영 3차’ 전용 145㎡형이 지난달 11일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 원 오른 14억7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반면 일산에선 지난달 기준으로 일산동구에선 재건축 대상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없었고, 일산서구에선 선도지구 공모에 나선 주엽동 문촌마을 12단지에서 전용 57㎡형 1건 만 이전 실거래가보다 1000만 원 오른 3억6000만 원에 거래되는 데 그쳤다. 산본에선 선도지구 공모 대상 단지 중 신고가 돌파 단지는 1곳도 없었다.
윤 위원은 “경기지역 전체가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특히 일산 일대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거래량도 적어 침체 분위기를 보인다”며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단지 선정 발표 이후에는 지정 단지와 그 외 단지 간 가격 상승 속도 차이는 더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안으로 1기 신도시 선도지구 2만6000가구(최대 3만9000가구)를 선정해 발표할 전망이다. 지역별 선정 규모는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중동·산본 각 4000가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