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9.7% 증가…13.4% 증가 미국 1위
영국과 캐나다 이민 증가…한국도 51%↑
덴마크ㆍ이탈리아ㆍ뉴질랜드 이민은 감소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이 집계한 영구 이주민 통계가 6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세만 따져보면 한국도 2위다.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정체했던 결혼이민 등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OECD 국가의 영구 이주민(이민자)이 650만 명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앞서 OECD가 발간한 ‘2024 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이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국가 이민자는 전년 대비 9.7% 증가한 수준으로, 코로나19 범유행 이전이었던 2019년 대비 27.1% 증가했다.
이민자가 가장 많았던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1년 사이 118만9800명의 이민자가 미국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는 전년 대비 13.4% 늘어난 규모다. 뒤이어 약 74만7000명의 이민자를 받은 영국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증가세는 52.9%에 달했다.
증가세만 따져보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2022년 5만7800명의 이민자를 받았던 한국은 지난해 8만7100명의 이민자를 받아 50.9%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정체했던 결혼 이민자의 증가도 배경이다.
이 밖에 이민자 유입이 늘어난 국가는 호주(39.7%)와 스페인(12.3%), 캐나다(7.8%), 일본(7.3%), 독일(3.5%), 프랑스(1.1%)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민자 유입이 감소한 나라도 전체 회원국 가운데 10곳에 달했다. 이민자가 줄어든 나라는 이스라엘(-38.5%)과 에스토니아(-36.2%), 리투아니아(-32.4%), 이탈리아(-11.6%), 덴마크(-8.7%) 등이었다.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이민자 유입의 증가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위기와 노동인력 부족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노동인력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인 셈이다.
OECD 국가 이민자와 함께 이곳에서 일하는 임시(단기) 이주 노동자도 늘었다. 지난해에만 240만 건 이상의 취업허가(폴란드 집계 제외)가 OECD에서 나왔다. 이는 2022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범유행 이전(2019년)보다 28%나 높은 수준이다.
OECD 사무총장 마티아스 코르만은 “OECD 국가의 활기찬 노동 수요는 지난 2년 동안 이민자 증가의 주요 요인이었다”라면서 “많은 OECD 회원국이 노동력 부족과 다가오는 인구 감소에 직면해 있다. 증가하는 노동 이주자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OECD 국가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약 67만6000명의 난민을 수용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미군의 팔레스타인 철수 등이 난민 증가의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