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숏폼 '릴숏' 미국서 다운로드 1위
왓챠, 숏폼드라마 플랫폼 韓 첫 출시
크래프톤ㆍ디앤씨미디어 등도 투자
국내에서도 ‘1분’ 만에 보는 쇼트폼(숏폼) 드라마가 꿈틀대고 있다. 저렴한 제작비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중국에서부터 숏폼 드라마 바람이 세게 불어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숏폼드라마는 K-콘텐츠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숏폼 드라마의 제작비는 약 18만∼25만 달러 선으로, 300만∼2000만 달러에 달하는 넷플릭스 제작 비용의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작비는 저렴한 반면 수익은 높아 숏폼 드라마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는 숏폼 드라마가 각광받고 있다. 중국 인터넷시청각협회(CNAA)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중국에서 제작된 숏폼드라마는 총 2만2600편이다. 반면 같은 기간 TV시리즈는 876편, 극장 영화는 516편 만들어졌다.
시장 규모에서도 극장 영화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 숏폼드라마의 시장 규모는 504억위안(약 10조 원), 영화는 470억 위안(9조 771억 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발 숏드라마 열풍은 최근 북미로도 번지고 있다. 중국 대표 숏드라마 플랫폼 릴숏은 지난해 말 미국 iOS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틱톡을 제치고 다운로드 1위에 오른 바 있다.
숏폼 드라마 열기는 이제 국내로도 넘어왔다. 국내에서 크래프톤, 디앤씨미디어, 엔피 등은 숏폼 드라마 플랫폼 기업, 제작사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왓챠는 국내 온라인동영상(OTT) 중 최초로 직접 숏폼 드라마 플랫폼을 선보였다. 디앤씨미디어가 투자한 숏폼 드라마 플랫폼 ‘펄스픽’은 배우 이동건, 박하선 주연의 숏폼 로맨스 드라마 ‘아무짝에 쓸모 없는 사랑’을 제작해 내년 1월 공개할 예정이다.
태동기가 시작된 국내에서 숏폼 드라마를 통한 수익 확보는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숏폼 드라마는 단순히 오락을 넘어 사용자의 유료 결제, 광고, 플랫폼 수익 배분 등 수익 모델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또 숏폼 드라마는 짧은 길이와 저렴한 제작비, 빠른 제작 주기 덕분에 수익화에 탁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신규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 또한 빠를 것으로 보인다. 숏폼 시장 자체가 가파르게 커가고 있기 때문에 숏폼 드라마로 유입될 이용자가 많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YH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 원에서 2029년 77조 원으로 10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숏츠의 길이를 ‘1분’으로 고수해오던 유튜브가 지난달부터 3분으로 늘린 점 또한 숏폼 드라마 성장에 무게를 더한다.
이에 숏폼드라마가 K-콘텐츠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숏폼 드라마가 제일 먼저 시작된 중국은 이미 미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돈을 벌고 있다”면서 “웹툰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웹툰을 숏폼드라마화해 글로벌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속성은 과제다. 또 다른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숏폼 드라마는 국내에서 이제 막 뜨고 있는 산업으로 소위 말해 언제 대박을 터뜨릴지 모른다”며 “제작사, 플랫폼사 등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