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내년 수출 7000억 달러 달성"…변수는 트럼프

입력 2024-11-25 15:00 수정 2024-11-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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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경제·산업전망 발표'…경제성장률 2.1% 예측
트럼프 행정부 관세 부과 정책으로 대미 수출 감소 유발 우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 수출이 내년 7000억 달러 달성의 새 역사를 쓸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올해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노력했으나 사실상 기록 경신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년에는 기록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 전망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상황을 배제하고 산출한 예상치로 내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25일 발표한 '2025년 경제·산업전망'을 통해 내년 수출은 7002억 달러, 수입은 65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2%, 2.1%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무역수지는 48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수출이 처음으로 7000억 달러 달성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초 정부는 올해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661억 달러를 기록해 사실상 기록 경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연초 매우 도전적으로 설정한 목표로, 현재 상황에서는 연말까지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하지만 2022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기록인 6836억 달러는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수출은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둔화하겠으나, 정보기술(IT) 전방산업의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등 IT 부문의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2.2% 증가할 전망"이라며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연합뉴스)

다만 이는 미국 신(新)행정부의 정책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전망치다. 현재로선 트럼프 행정부의 변수를 고려해 내년 수출 전망치를 산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적 관세 부과 정책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 감소를 유발하면서, 전체 수출에 강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정확한 수치를 산출하긴 어렵지만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내년 수출을 품목군별로 보면 올해 28%로 큰 폭 증가한 IT 신산업군의 수출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소비심리개선 영향 IT 기기 수요 확대에 따라 반도체(8.5%), 정보통신기기(8.4%), 바이오헬스(4.9%) 등의 수출 확대가 지속되며 내년에도 6.9%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IT 기기 수요의 점진적 증가와 DDR5, HBM 등 고부가제품 비중 확대 등으로 내년에도 8.5%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는 IT용 OLED 침투율 상승, 대형 OLED 패널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패널 기업과의 OLED 경쟁 심화가 예상, 이에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 축소에 따라 내년 수출은 전년 대비 2.5%의 제한적 증가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전 수출은 글로벌 수요 증가세 예상에도 불구하고 해외 생산 확대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의 제한적 성장을 예상했다.

이차전지 수출은 전기차 성장세 둔화 속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 물량 증가로 전년 대비 6.7% 감소가 예상되나 감소율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유럽으로 향하는 의약품 수출과 중국으로 가는 의료기기 수출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으로 향하는 바이오시밀러 중심 의약품 수출 호조가 나타나며 전년 대비 4.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냉연강판.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생산한 냉연강판. (사진제공=현대제철)

소재산업군의 경우 철강(5.0%), 석유화학(0.1%)의 증가 전환에도 불구, 정유(-7.5%) 수출의 큰 폭 감소 영향으로 소재산업군 전체의 내년 수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하며 지난해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 수출은 EU 내 내수 둔화 완화 및 신흥국의 견고한 수요 여건을 바탕으로 물량은 소폭(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단 원자재 가격 상승세 전환 및 중국 철강재 내수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으로 수출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할 전망이다.

정유 수출은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가동률 회복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 영향 수출 단가의 악화가 상반기 수출의 큰 폭 부진으로 이어지며 전년 대비 7.5% 감소를 예상했다.

석유화학은 주요 시장 내 공급과잉 부담이 완화되고 주요 수출국 전방산업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수출액은 전년 대비 0.1%, 수출 물량은 0.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섬유 수출은 미국·중국 등 주요국으로의 수출 여건 악화와 섬유소재 수요 둔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할 전망이다.

기계산업군은 조선산업(4.1%)의 수출 성장은 지속되나 부진한 중국 수요와 해외 생산 확대의 영향으로 자동차(-2.7%) 및 일반기계(0.2%) 수출이 정체되며, 기계산업군 전체 수출은 올해 대비 0.8%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 수출은 주요 수출시장 수요 정체, 해외 생산 확대로 인한 수출 대체 영향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해 자동차 부품 포함 915억 달러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며 물량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1.5% 감소한 265만 대 규모 예상했다.

조선 수출은 해외 선사의 고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인도로 전년에 이어 수출 성장이 지속할 전망이며 2024년 대비로는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기계 수출은 미주, 인도, 중동 지역의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유럽 시장의 부진이 전체 수출 성장을 제약해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이어 올해 민간 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증가율은 각각 1.9%, 2.9%, -0.9%로 예상했다.

박 실장은 "2025년 국내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겠으나, 수출이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소비와 설비투자가 완만히 회복하면서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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