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한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추진을 보고받고 두 회사의 미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장과 두 배석 판사, 법원 관계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로 말문을 연 이 회장은 "그간 진행된 항소심 재판은 저 자신과 회사를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던 귀한 시간이었다"며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며 많은 시간을 자책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소명했다. 이 회장은 "저는 기업가로서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 왔다"며 "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합병 추진을 보고 받고 두 회사의 미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거나 투자자를 속인다든가 하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며 "그럼에도 여러 오해를 받은 것은 저의 부족함과 불찰 때문이다. 재판부가 보시기에 법의 엄격한 잣대로 책임 물어야 할 잘못이 있다면 온전히 제가 감당할 몫"이라고 언급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임원진에 대해선 "평생 회사만을 위해 헌신해 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회장은 "최근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군가는 근본적인 위기라고 하면서 이번에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걱정하시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어려움도 삼성은 이겨낼 것이라고 격려해 주시기도 한다"며 "많은 분들의 걱정과 응원을 접하면서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또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 부디 저의 소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