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캘리포니아 “전기차 보조금 폐지하면 우리가 준다…테슬라 빼고”

입력 2024-11-26 13:10 수정 2024-11-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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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V 세액공제 폐지” 공약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지원할 것”
보조금 대상서 테슬라 차종 일부 제외
머스크 “공장도 있는데…미친 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폐지’를 공약한 가운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반기를 들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실세로 급부상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차종 일부는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져 공방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방정부 차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면 캘리포니아가 이를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차원의 전기차 구매지원 이전에 주정부가 시행했던 ‘친환경차 세액공제 제도’를 재도입하겠다는 뜻이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세액공제를 없애더라도 캘리포니아는 깨끗한 공기와 친환경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자동차를 더 저렴하게 보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재원 마련도 가능하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주정부 예산을 보유 중이다.

또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무공해 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환급 제도 등을 운용했다. 덕분에 미국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은 도시 5곳 모두 캘리포니아에 자리하고 있다.

해당 기간 투입된 예산은 14억9000만 달러(약 2조 원)에 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59만4000대 구매를 지원했고, 이산화탄소 390만 톤(t)과 미세먼지(PM) 195톤을 줄였다고 주정부는 강조했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AP뉴시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AP뉴시스

그러나 뉴섬 주지사 사무실은 “보조금 지원방안에는 시장점유율에 따른 제한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점유율이 높은 테슬라 일부 차종은 제외될 수 있다.

전기차 가격과 무게ㆍ종류ㆍ배터리 용량 등에 따라 차등 지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부사항은 캘리포니아 주의회 예산 의결 때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더 많은 전기차 제조사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시장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어떤 제조사가 보조금에서 제외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대상에서 테슬라 차종 일부를 제외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엑스(Xㆍ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것은 미친 짓”이라며 “심지어 우리는 캘리포니아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유일한 전기차 회사”라고 성토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다. 다만 입지는 지속해서 축소 중이다. 캘리포니아 신차 딜러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판매된 전체 전기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테슬라 판매는 전년 대비 12.6%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3분기 기준 캘리포니아 전기차의 54.5%는 여전히 테슬라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63%였다.

▲일론 머스크 CEO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전기차 구매지원'에서 테슬라 일부가 제외될 것이라는 소식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유일한 전기차 회사가 테슬라"라며 "이것은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출처 X(옛 트위터) /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CEO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전기차 구매지원'에서 테슬라 일부가 제외될 것이라는 소식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유일한 전기차 회사가 테슬라"라며 "이것은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출처 X(옛 트위터) / 로이터연합)

뉴섬 주지사와 머스크 CEO는 앙숙 관계로도 유명하다. 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차원에서 ‘테슬라 공장 일시폐쇄’를 지시했다.

이에 맞서 머스크 CEO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다. 그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캘리포니아에 있던 본사를 아예 텍사스로 옮겨버렸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위원장으로서 정부 지출을 감독하게 되면, 캘리포니아와 충돌이 반복될 것”이라며 “뉴섬 주지사는 이를 발판삼아 진보 진영(민주당)에서 입지 강화를 노리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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