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입력 2024-11-27 14:40 수정 2024-11-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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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장 2명 교체
품질위원회 신설하고 한종희 위원장 임명
말 많던 마케팅도 재정비
여성 최초 전문경영인 CEO도 탄생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7일 단행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무엇보다 최근 위기론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 사업 쇄신에 중점을 뒀다. 대표이사가 직접 메모리사업부를 총괄하기로 한 만큼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갖춰 다시금 초격차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고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마케팅 재정비에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전환시켰다. 이에 따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메모리사업부장과 삼성종합기술원(SAIT) 원장직을 함께 맡겼다. 대표이사가 직접 반도체 조직을 더 체계적이고 집중력 있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도체 초격차 회복 '올인'

전 부회장은 앞서 5월 이례적인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위기를 겪고 있던 반도체 사업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에게 더 많은 사업 권한을 부여해 반도체 쇄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무엇보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삼성전자는 HBM 기술력 논란 등으로 AI 시장 큰손인 엔비디아를 고객으로 만들지 못해 부진을 겪어왔다. 5세대인 HBM3E 퀄테스트(품질검사) 통과 예상 시점 역시 3분기에서 4분기로 늦어진 상황이다.

전 부회장은 18일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NRD-K’의 설비 반입식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력 강화와 함께 DS부문 내 경영전략담당도 보직을 신설해 비즈니스 역시 강화하기로 했다. 풍부한 사업 운영 경험을 갖춘 김용관 사장이 이끈다. 김 사장은 전 부회장을 보좌하면서 반도체 사업 전반을 전략적으로 지원한다. 무엇보다 HBM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 부진을 겪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역시 수장을 교체하는 등 강수를 뒀다. 삼성전자는 새 파운드리 사업부 수장에 한진만 사장을 임명했다. 한 사장은 기술 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최근 거듭된 위기로 파운드리 분사설도 제기됐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서 “사업을 키우겠다”고 공언한 만큼 다시금 강력한 드라이브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기술력 강화를 위해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도 신설했다.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을 맡았던 남석우 사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남 사장은 시장 1위인 TSMC와의 선단 공정 기술력 격차를 좁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 품질 신뢰도 높인다… 마케팅도 재정비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인사에서는 큰 변동 폭은 없었다. 쇄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이 기존처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는다. 이와 함께 품질혁신위원장도 겸한다. 삼성전자는 품질 분야의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 품질혁신위원회를 새롭게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출시한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3 프로에 품질 하자 논란이 불거지며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첫 슬림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 스페셜 에디션(SE)’은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례적으로 출시 당일 7시간이 지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품질혁신위원회에서는 이같은 품질 논란을 사전에 잠재우고, 다시금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사업 역시 다시금 재정비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신규 티저 광고를 내자마자 여론의 혹평을 맞고 자사의 유튜브 채널에서 급하게 삭제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원진 상담역을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급하게 불렀다. 지난해 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서비스팀장에서 물러난 이후 1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 사장은 구글 출신의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베테랑으로, 삼성전자 제품의 마케팅·브랜드·온라인Biz를 총괄할 예정이다.

여성 첫 전문경영인 CEO 탄생… 전자 계열사 CEO들 유임

이 밖에 삼성에선 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이 회사 CEO를 맡는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에 다른 계열사 CEO의 변동은 없었다. 친정인 삼성전자로 이동해 사업지원TF장을 맡을 것이란 얘기가 돌던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회사를 계속 이끌며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싣는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에 입사해 국제회계그룹, 경영관리그룹, 해외관리그룹 같은 재무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전략1팀을 담당했고,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삼성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정체)의 영향으로 침체된 배터리 사업을 최 사장이 앞장서 회복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와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등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 계열사 대표들 역시 현재 자리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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