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한동훈, 현명하게 판단하라…尹과 공존·공생 못 해"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이 다음 달 12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 재표결 '이탈표'를 두고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국민의힘 추경호·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특검법 재표결을 연기하는 내용의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최근 '당원 게시판'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은 자당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을 경계하며 단일대오로 김건희 특검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국민의힘 내 갈등을 이용해 이탈표를 노리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민주당의 사정 때문에 우리 국민의힘의 정치가 좌지우지되거나 영향받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재표결 시점의 변화가 결과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최소한 제가 대화를 나누는 의원들은 단일대오 기조에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고 밝혔다.
친윤계 강명구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우리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이용해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탄핵까지 가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이 논리를 다 알고 있다. 내부 분위기로는 이탈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25일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상쇄된 만큼 이를 발판삼아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유도해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잘 판단하길 바란다"며 "정권과 동반 몰락할 것인지, 국민의힘이라도 살아남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겨냥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공존·공생하는 길은 없다는 사실은 한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현명하게 판단하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계파 갈등이 격화되는 국민의힘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SBS라디오에서 "(여당 이탈표를 노리고 재표결 시점을 미뤘다는 주장을) 부정하지는 않겠다"며 "여당 내에서 조직적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재표결을 통과하고 특검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여당에서 최소 8명의 이탈이 있어야 한다. 재표결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원 재적인원(300명)의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범야권 의원 192명이 모두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8명의 의석수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10월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는 여당에서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