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피격 사건 이후 기류 달라져...최소 2번 통화도
앙숙 머스크 ‘승승장구’도 기류 변화에 영향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다. 트럼프 당선인과 갈등을 빚기도 했던 저커버그는 차기 행정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저커버거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정권인수팀을 만났다”며 “지금은 미국 혁신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지명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폭스뉴스에 회동 사실을 확인, “저커버그가 트럼프 당선인이 주도하는 개혁을 지지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커버그는 많은 기업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가 변화의 주체이자 번영의 주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 역시 자신만의 관심사와 의제가 있지만, 트럼프 리더십 아래에서 미국의 국가적 쇄신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부연했다.
이날 만남은 저커버그가 트럼프 2기를 대비하는 자리로, 저커버그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세 기간 적극적으로 트럼프 당선인 지원에 나섰던 저커버그의 앙숙,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내각까지 합류하게 된 반면 저커버그는 오래전부터 트럼프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저커버그는 2021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지지자들이 의사당 점거 사건을 일으킨 뒤 트럼프 당선인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 사용을 중지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메타에 대해 선거 개입을 했다고 주장하며, 저커버그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메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류가 달라졌다고 NYT는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7월 트럼프 당선인 피격 사건에 대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얼굴에 총을 맞고도 일어나 성조기가 펄럭이는 허공에 주먹을 휘두른 모습은 평생 본 것 중 가장 멋진 장면이었다”며 “그 장면을 보고도 감정이 복받치지 않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최소 두 차례 비공개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메타 경영진 사이에서는 저커버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퍼져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특히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저커버그가 더욱 자극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