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기술 AI 교과서 철회…사회·과학 1년 연기

입력 2024-11-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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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9일 검정 결과 발표…내년 영어·수학은 예정대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참가자들이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을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참가자들이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을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2026년 이후 국어와 기술·가정 과목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철회하는 등 AI 교과서 도입 과목과 시기를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사회·과학 과목의 AI 교과서 도입 시기는 2027년으로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시도교육감과 학부모 사이에서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과몰입과 문해력 저하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을 감안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29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이행안(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6년 국어와 기술·가정 과목에 AI 교과서를 도입하지 않는다. 디지털 기기로 국어 과목을 공부하면 오히려 문해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학부모의 우려와 실습 위주인 기술·가정 과목에 AI 교과서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현장의 반응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사회와 과학 과목은 AI 교과서 도입 시점을 2027년으로 1년 연기한다.

당초 교육부는 내년 신학기 초 3∼4학년, 중1, 고1부터 시작해 2026년에는 초5∼6학년, 중2, 2027년에는 중3 등에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었다. 과목별로는 2025년엔 수학·영어·정보, 2026년엔 국어·사회·과학·기술·가정, 2027년엔 역사, 2028년엔 고교 공통국어·통합사회·한국사·통합과학에 AIDT가 도입될 예정이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로드맵 조정안 (교육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로드맵 조정안 (교육부)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을 중심으로 AIDT 유예론이 제기되면서 교육부도 결국 속도조절에 나서게 됐다.

교육부는 다만 교과서 업체의 개발 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 3월 도입하는 영어·수학·정보 과목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AI 교과서 도입 계획 변동에 따라 2026학년도에도 AI 교과서 도입 과목은 2025학년도와 동일하게 영어·수학·정보 등 3개 과목으로 유지되며 적용 학년만 일부 확대된다.

교육부는 AI 교과서 도입이 공교육 내 학생 맞춤형 교육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내년 3월까지 AI 교과서의 학습 효과와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며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과다 노출과 이로 인한 주의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올해 10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곳이 AI 교과서 도입에 ‘신중 검토’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교육부는 새 학기 AI 교과서 학교현장 안착을 위해 더욱 촘촘한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12월부터 검정을 통과한 AI 디지털교과서를 대상으로 ‘선정평가기준’에 기반해 어떤 교과서가 교육적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지 학교가 선정할 수 있도록 연수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학교가 교과서를 선정한 이후에는 선정한 교과서를 활용한 학생 참여 중심 수업설계 실습 연수를 통해 교사가 어떻게 AI 교과서를 교육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집중 연구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시‧도교육청과 함께 전국 학교의 디바이스와 네트워크를 올해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점검하고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교사의 디지털 기반시설(인프라) 관리 부담 완화를 위해 디지털 튜터를 내년 기준 1200명 학교에 배치하고, 교육(지원)청별 테크센터도 운영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둔 지금은 디지털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하여 잠자는 교실을 깨울 때"라며 “AI 교과서가 처음 도입되어 선생님들께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교실과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라며, 교육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0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제작한 AI 교과서 심사결과 현황을 관보에 게재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21개 출원사로부터 146종의 심사본을 받았다. 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는 총 12개 출원사에서 제작한 76종이다. 초등은 26종, 중등 16종, 고등 34종의 교과서가 선정됐다.

최종 합격한 AI 교과서는 개별 학교 선정 절차를 거쳐 내년 3월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사용된다. AI 교과서 실물은 다음달 2일 각 학교에 전시되고, 학교별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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