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와 협상 시 중국·러시아 견제 효과도
미국 석유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베네수엘라와 거래를 요청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석유회사 경영자와 채권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압력을 가한 1기 행정부 때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선거 조작을 이유로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석유업계는 마두로 대통령과의 거래를 통해 이민을 줄이면서 미국의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기부자로 알려진 부호 해리 사전트 3세를 비롯한 사업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을 배제하는 대신 마두로와 협상의 이점을 차기 행정부에 보여주려 하고 있다. 사전트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저택인 마러라고에서서 골프를 친 다음 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사전트가 설립한 플로리다주 복합기업인 글로벌 오일 터미널즈가 베네수엘라에서 조달한 액체 아스팔트가 트럼프의 플로리다주 저택에서 몇km 떨어진 팜비치 항구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에서 아스팔트가 이 항구에 도착한 것은 트럼프 1기 집권 때인 2019년 초에 제재를 가한 이후 처음이다.
또한, 베네수엘라와 합의를 맺으면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들을 견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생산하거나 운송하는 것이 금지된 후 이들 국가는 베네수엘라에 진출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재 그 우선순위를 낮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전트의 아들이자 글로벌 오일 터미널의 사장인 해리 사전트 4세는 “고품질의 저비용 베네수엘라 아스팔트가 미국으로 다시 유입되는 것은 미국 납세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도 미국 정부와의 관계 회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그는 최근 TV 연설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면서도 “이번에는 새로운 시작이며 상호이익 관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