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젊은 조직’…롯데·신세계·CJ, 재무개선ㆍ신사업 박차

입력 2024-11-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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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CEO 21명 동시 교체 초강수

신세계도 이마트24 등 대표 대거 물갈이
재무 전문가 투입해 실적 개선 안간힘
대부분 유임…CJ는 ‘안정 속 쇄신’ 선택
젊은 CEO 발탁해 ‘미래 먹거리’ 발굴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이투데이DB)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이투데이DB)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 롯데·신세계·CJ그룹이 2025 정기 임원인사를 마치고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올해 유통업계의 대내외 어려움이 지속한 만큼 롯데와 신세계는 경영진을 대규모로 교체하는 '칼바람 인사'를 택해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롯데는 1970년대생, CJ는 1990년대생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하며 미래 먹거리 찾기에도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그룹 임원인사를 끝으로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들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마무리 수순이다. 롯데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21명의 CEO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전체 계열사 임원 규모도 지난해보다 13% 축소하며 코로나19 시기인인 2021년보다 큰 폭으로 줄였다.

특히 '유동성 위기설'의 핵심인 화학군은 계열사 대표 13명 중 10명이 바뀌는 고강도 쇄신 대상이 됐다. 임원 역시 전체의 30%에 달하는 인원이 퇴임했고,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짐을 쌌다. 호텔롯데도 실적 부진으로 칼바람 인사를 맞았으며 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 3개 사업부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나야 했다.

경영 악화의 책임을 단호하게 물으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고 1970년대생 CEO도 12명 내정하며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전체 계열사에서 60대 이상 대표이사는 8명(35%), 임원은 50% 이상 퇴임하며 젊은 조직으로의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신세계와 이마트 계열 분리를 공표한 신세계그룹 또한 신상필벌 기조로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각 계열사 경영진 수시인사를 단행하며 그룹 분위기를 다잡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단행한 인사에서도 역시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세계L&B, 신세계야구단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이 중 신세계푸드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올해 실적이 성장하는 등 성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수익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칼을 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와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임 대표로 각각 선임된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과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모두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의 한채양 대표이사는 올해 내내 실적 개선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었다.

CJ그룹의 경우 안정 속 쇄신을 택하면서도 젊은 인재 발탁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한 반면 1990년생 방준식 경영리더를 CJ CGV 자회사 CJ 4DPLEX 신임 대표로 내정해 파격적 인사에 나섰다. 전체 신임 경영리더(임원) 21명 중 1980년대생도 12명에 달한다. 신임 경영리더 평균 연령은 44.9세로 다른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도 젊은 편이다. 이와 함께 '해결사'로 불리는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를 지주사 경영지원 대표로 선임해 안정을 추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에 이어 롯데도 수시 임원인사를 예고한 만큼 앞으로 유통가의 신상필벌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유통·식품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제공=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제공=CJ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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