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외교 참사 논란 속 日 이시바 총리 방한...셔틀외교 이어갈까

입력 2024-1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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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앞서 한미일 결속을 재확인하기 위한 사전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회담 전망은 사도광산 첫 추도식 파행으로 굴욕 외교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양측이 민감한 과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눌지, '셔틀외교'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복수의 정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이시바 총리가 윤 대통령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기는 내년 1월 초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데 이어 이달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에 회담을 열었다. 요미우리는 "한국과의 관계를 그만큼 중요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복원한 셔틀외교를 계승하면서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나타내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회담 소식은 사도광산 추도식을 둘러싸고 한일관계 갈등이 불거진 뒤에 나왔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일본이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유네스코 등재를 반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매년 추도식을 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유족은 올해 처음 열린 추도식에 불참을 통보하며 파열음을 냈다. 추도식에 일본 대표로 참석하는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의 과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과 불명확한 행사 명칭, 추도사 내용 등이 불참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중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에 대해선 교도통신이 뒤늦게 오보라고 정정했다. 하지만 이쿠이나 정무관이 일본 정부 추도식에서 발표한 추도사에선 조선인 노역의 강제성을 보여주는 표현은 없었다. 사과 역시 나오지 않았다.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한국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한국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본과의 협의에서 우리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에 추도식 불참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추도식 불참의 결정적인 이유로 추도사를 꼽으면서 "강제동원의 성격에 관한 내용이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일본이 추도식 관련 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유감 표명이 뒤늦게 나왔고, 강경대응 역시 나오지 않았다며 외교 실패, 굴욕 외교 비판이 쇄도했다. 이시바 총리의 방한 소식은 과거사를 둘러싸고 한일관계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양자회담이 성사되면 두 정상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속 한일 협력 강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한·미·일 결속을 재확인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사도광산 첫 추도식 파행 사태 등 과거사 관련 언급이 나올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과 외교를 중요시하는 가운데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보하고 있다는 불만이 한국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양국 정상은 인적·문화적 교류 추진 등을 포함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정해진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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