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홍명보호 연상되는 정부 경제팀

입력 2024-12-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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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로 치면 완전히 홍명보 감독이죠."

정부 경제팀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취재원의 답은 명쾌했다. "전반전이 잘 풀리지 않으면 새로운 전략을 짜야죠. 정부나 홍명보 감독이나 똑같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과 팔레스타인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수비 실수로 먼저 실점한 뒤 일방적인 공세에도 결정력 부족으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명보 감독의 '벤치 용병술'은 전반전 막바지가 되어서야 시작됐다.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후반전 추가 골은 없었다. 오히려 실점 위기만 있었다. 이후 한국 국가대표팀의 피파 랭킹은 22위에서 23위로 밀려났다. 101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비긴 영향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팔레스타인전은 지금 한국 경제와 닮아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수출 호조, 물가 안정 등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여러 경제지표가 암울하다. 10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지표는 동반 감소했다. 5개월 만이다. 믿었던 수출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14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넉 달 연속 둔화세다. 올해 7월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했던 수출액 증가 폭은 1.4%까지 떨어졌다. 수출이 내수진작으로 경기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지만 좀처럼 힘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도 이를 인식한 듯 최근경제동향 11월호에서 '내수 회복 조짐' 문구를 지웠다. 6개월 만이다.

더 암울한 건 내년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하나둘씩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낮추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 출범, 중동 사태 등으로 내년 경제는 더 암울해질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과 시장에선 1% 후반대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반환점을 돈 윤 정부의 후반전이 시작됐다. 후반전에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해 추가 골이 터지지 않는다면 그나마 괜찮았던 전반전도 물거품이 된다. 꺼져가는 내수 회복 불씨를 되살리고 내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묘수가 필요하다. 다행인 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로 떨어지면서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여유가 생겼다. 더욱 파격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내놓을 때다.

지금 필요한 건 빠른 상황 판단력과 새로운 대응책, 그리고 추진력이다. 한국 경제에서만큼은 팔레스타인전이 재연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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