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곳 중 19곳…COE 빠진 밸류업 공시, 실효성 의문 확대

입력 2024-12-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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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들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계획에서 자본비용(COE)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전문가들은 밸류업 가이드라인에서 기업의 자본 수익성이 충분한지를 진단하려면 COE를 제대로 추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밸류업 제고 계획을 발표한 기업 60곳 중 COE를 언급한 기업은 19곳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금융지표에 밝은 금융사였다.

COE는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기업의 위험, 시장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다. 또한, 투자자들이 기업에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을 의미하며, 해당 기업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감수하는 위험에 대한 보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통상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COE의 균형 있는 고려가 필요하다. ROE가 COE를 지속해서 웃돌면 기업은 주주들에게 요구수익률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이 모태로 삼은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 정식 명칭은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으로, 이름부터 자본비용을 강조했다. 이에, 일본 기업들은 단기적인 주주환원보다는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COE를 낮추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채택했다.

반면, 한국의 밸류업 계획에는 COE가 없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밸류업을 1호로 공시한 키움증권에 핵심 지표인 자본비용이 빠져 유감이라고 논평하며 ‘C’학점을 부여했다. 메리츠금융지주에는 자본초과 수익(Equity spread = ROE - 자본비용) 등 핵심 지표가 언급돼 있어 A+학점이라 논평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9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최한 세미나 ‘밸류업 중간평가,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밸류업은 COE가 얼마인지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ROE가 COE보다 높으면 재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바람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1990년대 자본시장 개방 이후 고질적으로 높게 유지된 ‘마켓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고자 하는 첫 시도이며,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자사주 소각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의 모든 과정이 ‘COE 개선’으로 귀결된다”라며 “COE에 대한 가정 변화는 코스피의 하방 경직을 강화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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