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열린 플라스틱 협약 성안 불발…내년 추가 협상

입력 2024-12-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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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5 2일 폐회…의장 중재안으로 내년 INC-5.2 개최
플라스틱 생산 규제·재원 마련 방안 등 국가간 이견

▲<YONHAP PHOTO-3129> 기자회견 갖는 발비디에소 의장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개막했다. 기자회견에서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4.11.25     handbrother@yna.co.kr/2024-11-25 14:12:36/<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YONHAP PHOTO-3129> 기자회견 갖는 발비디에소 의장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개막했다. 기자회견에서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4.11.25 handbrother@yna.co.kr/2024-11-25 14:12:36/<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성안을 위해 부산에서 열린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폐회했다. 플라스틱 디자인, 폐기물 관리 등의 안건은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핵심 쟁점이었던 플라스틱 생산 규제 여부 등에서 국가 간 이견이 컸다.

2일 외교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NC-5는 당초 기대를 모았던 성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종료됐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재작년 3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마련하기로 하고 5차례 협상을 이어왔다.

성안 불발은 개회 첫날부터 예고됐다. 논의 안건을 정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개막 직후 플라스틱 생산 규제 내용이 담긴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INC 의장의 17쪽 논페이퍼(비공식문서)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지난 4차례 INC 과정에서 마련된 각주 3000여 개가 달린 77쪽 분량의 초안을 요약 정리한 것으로, 신속한 성안 마련을 위한 취지였지만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반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반발에 진통을 겪었다. 의장 제안문 안건 채택은 오후 5시가 돼서야 합의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의장단 및 분과회의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국가 간 이견이 있는 주요 협상 쟁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성안은 무산됐다. 플라스틱 제품 디자인, 폐기물 관리, 협약 이행과 효과성 제고 방안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 수렴이 있었지만 플라스틱 생산 규제 여부, 제품과 우려 화학물질 규제 방안, 재원 마련 방식 등의 국가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치열한 협상이 이어지면서 예정 폐회일(1일)을 하루 넘기기도 했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부산 협상 결과를 토대로 5차 중재안을 제안했다. 회원국들은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 추가 협상회의(INC-5.2)를 개최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전날 전체회의에서 "일부 문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소수의 쟁점이 완전한 합의를 이루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쟁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INC-5.2에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INC-5에는 전 세계 178개국 유엔 회원국 정부대표단,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부산시 관계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수석대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교체 수석대표로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관계관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을 꾸렸다.

조 장관은 회의 기간 중 발비디에소 의장과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참여국 수석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조 장관은 폐회식에서 "지난 한 주 동안 활발한 논의와 생산적인 토론으로 기존의 70장이 넘는 협약 문안을 20여 장으로 줄이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우루과이·프랑스·케냐·캐나다·노르웨이 수석대표와 조항별로 신속한 진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만찬 회의를 가졌고, 논의 결과를 INC 의장과 UNEP에 전달했다. 르완다·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이견 조율을 위한 면담을 갖기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성안이 안 된 것은 안타깝다"면서 "국제협약의 경우 2년 반 사이에 성안이 된 경우는 거의 없는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다만 몇 가지 안건에 진전이 있었고, 의장의 제안문을 기초로 논의하기로 합의를 본 것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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