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티켓값 영향 극장 발길 '뚝'
넷플릭스, 네이버에 콘텐츠 제공
티빙ㆍ웨이브 합병안 '연합 OTT'
내년 상반기 탄생…애플도 손잡아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국내 오프라인 영화관의 생존이 어려워졌다. 게다가 최근 네이버에서 넷플릭스를, 티빙에서 애플tv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영화관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 출범하는 국내 첫 연합 OTT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을 닫는 오프라인 영화관이 늘고 있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는 CJ CGV는 올해만 원주 CGV, 인천 논현 CGV 등의 문을 닫았다. 서울 충무로를 대표하는 극장이었던 ‘대한극장’도 66년 간의 운영을 끝내고 9월 30일 영업을 종료했다.
OTT의 습격이 극장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기게 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3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에 따르면 관객들의 주된 영화 관람 방법은 주로 OTT가 35.3%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TV채널이 31.4%, 극장 관람이 24.6%이었다. 영화 관객은 연 평균 영화 31.4편을 봤는데 극장 관람은 11.1편에 그친 반면 극장 외 관람은 20.3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OTT 대비 비싼 영화 티켓 값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2022년에 비해 2023년 극장 관람 빈도가 줄어든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영화나 극장 품질 대비 티켓 가격이 올라서(24.2%)라는 응답이 간 발의 차로 2위를 차지했다. 가령 OTT 넷플릭스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으로 월 구독료 5500원인 반면 최근 영화 티켓 값은 1만5000원에 육박한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미디어 산업이) OTT로 넘어가면서 극장에 가지 않는다는 커다란 흐름에 더해 영화관 관객이 최대치였던 2019년에도 극장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점, 영화 자체에 투자가 되지 않는 점들이 더해졌다”면서 “극장 시장의 규모가 줄어드는 건 비가역적인 현상이고 (극장 폐점이라는) 우려되는 경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내년에 OTT의 공습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오프라인 영화관들의 생존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점이다. OTT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이용자 유치에 나서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으로 국내 첫 통합 OTT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점유율을 높여가는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연합 OTT의 등장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위협이 감지되자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6일 네이버플러스멤버십과 결합을 시작했다. 이에 실제로 11월 1~25일 1만 1677건이었던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의 평균 설치 건수는 결합을 시작한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만 7728건으로 2.4배 가량 증가했다. 기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용자들은 티빙과 네이버 웹툰, 네이버 시리즈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추가되며 티빙의 이용자가 넷플릭스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티빙은 또 반격에 나섰다. 넷플릭스와 격차를 줄이고 콘텐츠를 다각화하기 위해 애플tv+와 손을 잡았다. 이달 10일부터는 티빙에서 애플tv+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