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승진' 농심 3세 신상열, 신사업 배수진 통할까

입력 2024-12-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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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열 미래사업실장, 하반기 임원인사서 전무 승진
농심, 2018년부터 사내벤처 주도…스마트팜·건기식 등 성과 주목

▲신상열 전무. (사진제공=농심)
▲신상열 전무. (사진제공=농심)

농심 3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이 전무로 승진하면서 향후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뚜렷한 성과 없이 '초고속 승진'했다는 지적에 맞서, 그동안 공들여온 사내벤처 등을 통해 내년에 유의미한 결과물을 낼지 주목된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상열 실장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농심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 방향과 확장을 결정하는 중추적 업무를 맡기자는 취지로 농심의 비전을 만드는 미래사업실 전무 승진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1993년생인 신 전무는 2018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 2019년 3월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농심에 입사했다. 이후 1년 만인 2020년 대리 승진을 시작으로 경영기획팀 부장, 구매담당 상무까지 사실상 매년 초고속 승진했다. 올해 1월 신설된 미래사업실장(상무)을 맡고서는 신사업 발굴·육성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농심 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 신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농심은 2018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제도 ‘엔스타트(N-Start)’를 운영, 신사업 발굴을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엔스타트는 신 전무가 통솔하는 미래사업실 내 성장전략팀 관할이다. 지난해 3기 엔스타트를 운영, 현재까지 총 7개 팀이 신사업에 도전했다. 이 중 스마트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자사몰 3개 팀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정식부서로 편성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4기로 발탁된 6명의 직원들은 반려동물 영양제와 전통주 등을 테마로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7월엔 각각 '반려견 영양제' 3종, 막걸리로 만든 '꿀꽈배기맛주'도 선보였다.

농심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건기식, 스마트팜 사업도 신 전무가 공을 들여온 사내 스타트업이 모태다. 2020년 출시한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은 콜라겐으로 시작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올해 5월까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스마트팜은 2022년 말 오만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세계화를 꾀하고 있다. 농심은 내년 말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역 약 4000㎡(1210평) 부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 운영을 맡는다. 농심의 생산 작물은 사우디 파트너사의 기존 유통망을 통해 우선 판매하고, 향후 현지 유통채널 까르푸, 루루하이퍼마켓과 아마존, 눈(Noon) 등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농심이 사내벤처 등을 통해 신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갈수록 줄어드는 내수 시장을 타개할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주력인 라면 사업의 비중을 낮추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3분기 기준 농심 매출의 71%가 라면에서 나오고 있는 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한 376억 원이다. 매출도 8504억 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었다.

신상열 전무로선 경쟁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3세 전병우 전략총괄(상무)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전 상무도 최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 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 신설한 헬스케어BU장을 맡아 ‘헬스케어식품’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10월 식물성 헬스케어 통합 브랜드 ‘잭앤펄스’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식물성 원료 기반의 건기식, 간편식, 단백질음료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전 상무는 작년 8월 출시한 라면 ‘맵탱’의 기획부터 디자인·광고 등 제품 개발 전 과정을 직접 주도했다. 맵탱은 현재 월 평균 250만~30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해 선전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상열 전무가 이번 임원인사에서 오너가라는 이유로 또 다시 초고속 승진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나이에 비해 경험은 부족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로 농심의 신사업을 추진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만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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