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각 등 자금 마련 분주
베트남에서 초대형 금융사기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의 쯔엉 미 란 회장의 항소가 3일(현지시간) 기각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찌민 고등인민법원은 이날 심리에서 “란 회장이 초래한 손실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막대한 규모이며, 형벌을 감면할 근거가 없다”면서 사형 선고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란 회장은 4월에 사이공상업은행에서 123억 달러(약 17조 원)를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는 베트남의 2022년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이다.
또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등 은행 대출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란 회장의 사기로 인한 총 피해 규모가 약 270억 달러(약 39조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또 10월에는 자금 세탁과 채권 사기를 포함한 혐의로 2차 재판을 거쳐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란 회장이 2022년 10월 체포되고 천문학적인 범행 규모가 밝혀지면서 글로벌 이목이 집중됐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대대적인 부패 척결 운동으로 지금까지 고위 관리와 기업 경영진 등 수백 명이 체포·기소되거나 물러났으며 란 회장도 그중 한 명이다.
단 베트남법상 란 회장이 횡령한 총자산의 4분의 3 이상인 약 90억 달러를 반환하고, 당국에 협조하면 사형을 면제받을 수 있다. 또는 르엉 끄엉 베트남 대통령에게 사명을 청원하는 방법도 있다.
베트남 당국은 전역에서 사기와 관련된 1000개 이상의 다양한 자산을 파악했다. 란 회장의 변호사는 BBC와 인터뷰에서 “란 회장의 자산 가치는 실제로 필요한 반환 금액을 초과한다”면서 “상당수가 부동산임에 따라 매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찌민시의 중국계 베트남 가정에서 태어난 란 회장은 어머니와 함께 화장품을 파는 시장 노점상을 시작했다. 이후 1986년 공산당이 경제 개혁을 도입한 후 토지와 부동산을 대거 매수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는 사이공상업은행의 돈을 개인 저금통처럼 활용해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