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국내 증시 3배 레버리지 ETF 사기도
기관은 하락 베팅…곱버스 ETF 투자 한창
코스피 2500선 회복에 ‘희망론’도 등장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레버리지에 ‘뭉칫돈’을 쏟아붓고 있다. 개미들은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시장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기관들은 주가 하락분의 두 배 수익을 내는 이른바 ‘곱버스(곱하기와 인버스의 합성어)’를 사들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블랙먼데이가 터진 8월 5일 이후 이날까지 ETF 중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와 ‘KODEX 레버리지’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액은 각각 5838억 원, 5416억 원이다.
코스피지수가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내리막 길을 걸으면서 역대급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개미들 사이에 ‘증시 바닥론’이 퍼지며 증시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닥’을 확신하는 개미들은 확실한 수익을 위해 미국 증시로 향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3배 레버리지 ETF 상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미국 증시에 상장한 국내 증시 3배 레버리지 ETF를 사들이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는 같은 기간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코리아 불 3X 셰어스’(티커명 KORU)를 총 3175만 달러(약 445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KORU는 국내 대표 기업을 포함하고 있는 ‘MSCI한국25/50지수’ 일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한다.
약세장인 국내 증시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시각은 달랐다. 기관은 코스피가 계속 부진할 것으로 보고 증시 하락에 베팅했다. 이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총 4026억 원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913억 원)와 ‘KODEX 인버스’(599억 원) 등도 ETF 순매수 상위권에 머물렀다.
수익률 면에서는 기관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개미 순매수세 1위 종목인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수익률은 순매수 기간 -24.24%, 2위 종목인 ‘KODEX 레버리지’는 -20.22%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이 사들인 ‘KODEX 200선물인버스 2X’는 16.63%,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7.88%에 달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PBR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며 “현재 주가만 놓고 보면 이미 최악을 가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