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3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이 감산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84달러(2.70%) 뛴 배럴당 69.9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월물 브렌트유는 1.79달러(2.49%) 상승한 배럴당 73.62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WTI는 지난달 18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3% 안팎의 상승세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하는 장면도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OPEC+가 5일 열리는 회의에서 내년 1분기 말까지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OPEC+는 당초 하루 18만 배럴의 점진적 증산 계획을 내년 1월 재개하려고 했으나 유가 하방 압력이 이어지자 감산 연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이라크 등의 생산량 감축 준수, 낮아진 브렌트유 가격 수준, 언론 보도 징후들을 감안할 때 OPEC+의 생산량 감축이 (내년) 4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도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지난달 27일 임시휴전에 돌입했지만, 이후에도 양측이 공격을 이어가면서 휴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레바논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프랑스에 이스라엘이 휴전을 유지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갈등으로 원유 공급이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 몇 달간 양국의 긴장 상태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