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년여 만에 최고치 기록
기재부·한은·금융위·금감원 F4 회동
금융당국, 금융안정조치 및 점검 예정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 만에 해제를 선언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4일 시장 안정 조치 및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직후 급등해 장중 1430원 대를 찍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1시 30분 부원장 및 주요 업권 부서장이 참여하는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금융·외환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가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업권별 외화자금 사정,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 등을 점검해 관계기관과 신속히 공유·공조하는 한편,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금융 상황점검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임직원들에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춰 시장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금융시장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큰 폭으로 요동쳤다. 야간시간대 환율 및 선물옵션, 가상자산 등은 변동성이 크게 움직였다. 5%대 급락했던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1.80%)은 낙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미국 증시에서 7% 넘게 떨어졌던 아이셰어즈 MSCI South Korea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1.59% 약세로 장을 마쳤다.
1440원대까지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오전 7시 15분 기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14.25원에 거래되며 안정적인 흐름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나타낸 건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2022년 10월 26일에 장중 고가 1432.4원을 찍은 후 약 2년 1개월 만이다.
금융회사 해외지점의 한국물 발행도 원활히 소화되는 등 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계엄 선포 이후 이날 증시 개장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오전 7시가 넘어 정상 개장을 결정했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40분 경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 F4 수장들을 긴급 소집하며 긴급 거시 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에도 재차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이어 이날 새벽4시20분경 대국민담화를 통해 계엄을 해제한다고 밝히면서 사태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