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시나리오’ 실존했나…음모론이 현실로

입력 2024-12-04 12:02 수정 2024-12-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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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6시간 만에 해제하면서 야권이 약 4개월 전부터 꾸준히 제기해온 ‘계엄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계엄설이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일축해왔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육군대장(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최고위원은 올해 8월부터 ‘계엄 준비설’을 언급했다. 당시 이들은 국방·안보 부문 인선 등을 거론하며 계엄령을 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김용현 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앉힌 건 “계엄령 준비 작전”에 착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전날(3일) 저녁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과 관련해 군 최고 지휘부 일부만 비밀리에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군은 준비가 잘 안 된 상태에서 몇몇이 비밀리에 움직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의 특임부대와 공수부대, 707부대가 움직였지만 전방 부대들은 움직이지 않았다”며 “수방사도 사실 퇴근을 하고 저녁에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데 윤 대통령이 실제 계엄을 발표한 이후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수방사 투입 병력도 우왕좌왕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해선 “오후에 용산으로 들어간 것으로 제보를 받았다. (박 총장은) 그때쯤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수방사령관과 방첩사령관, 특전사령관하고는 동시간, 비슷한 때 알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선 “계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는 사람은 행안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두 명인데 모두 충암고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또 “계엄이 선포되면 핵심은 3명이다. 국방부 장관과 수방사령관, 계엄사령관”이라며 “당시 사령관과 김용현 장관이 충암고 (출신)”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의 과거 발언도 회자되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올해 8월 윤 대통령이 김 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하자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탄핵 국면에 대비한 계엄령 빌드업 불장난을 포기하기 바란다”며 “계엄령 준비 시도를 반드시 무산시키겠다”고 했다.

그다음 달 김민석 최고위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의봄 4법’(계엄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기도 했다. 전시(戰時)가 아닌 경우 계엄 선포 이전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국회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4일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야권이 계엄설을 주장하는 데 대해 무책임한 선동이자 가짜뉴스라고 비판해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9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 얘기가 맞느냐. 알고 계신 분이 있느냐”며 “우리(여당 지도부) 모르게 대통령이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거냐.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했다.

당시 대통령실도 대변인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당대표직을 걸고 말하시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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