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서 장중 10% 가까이 폭락
당국 “무제한 유동성 공급” 발언에 낙폭 축소
“무역대국 한국에 새로운 불확실성 추가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해외에서 거래되는 한국의 외환 자산에 큰 충격을 주었고, 글로벌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 기업 90곳 이상을 추적하는 39억 달러(약 5조5025억 원) 규모의 인덱스펀드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ETF)는 장중 약 7% 급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1.59% 하락으로 마감했다.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의 일일 거래량은 이날 오후 1시 45분 기준으로 약 3200만 주에 달했는데 일일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시간대의 20일 평균 거래량의 17배 수준이기도 하다.
영국 런던에 상장된 삼성전자 주식은 최대 7.5%(마감 -3.7%)까지 떨어졌다. 뉴욕에 상장된 전자상거래기업 쿠팡 주가는 장중 10% 가까이 폭락하고 나서 3.74%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로 뉴욕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포스코홀딩스(-4.36%), 한국전력(-2.10%), LG디스플레이(-1.76%), SK텔레콤(-1.63%), KB금융(-1.60%), 우리금융지주(-1.51%), KT(-0.44%) 등의 주가도 약세를 나타냈다.
단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1시 40분께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수장들과 함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히자 낙폭이 줄었다. 또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시키고, 윤 대통령도 이를 수용해 발령 6시간 만에 해제한 것도 충격을 제한했다.
그러나 이번 갑작스러운 계엄은 한국에 대한 투자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비록 짧은 시간 동안 이뤄졌지만, 주요 경제국이자 글로벌 교역의 중심축인 한국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추가해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하였다고 평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나인티원의 마크 레저-에반스 투자 분석가는 “한국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우려를 증가시킬 것”이라며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반도체 업체의 반사이익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테그리티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계엄으로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단기적으로 다른 반도체 종목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