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쇼크'에 은행들 ‘외환 리스크’ 우려에 긴장

입력 2024-12-04 16:18 수정 2024-12-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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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6당,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정국 불안 여전
당국 '유동성 무제한 공급' 등 대책 마련…"시장 상황 모니터링 중"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해제됐지만, 야권 6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정국 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진정세를 보였던 외환·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들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에 대비하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환율 리스크가 무엇보다 큰 만큼 집중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1402원대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빠르게 오르며 한때 1446.5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되고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 조치에 나서면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수 차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유동성 무제한 공급’ 등을 약속했다.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권에서는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연구원은 “계엄령 이슈는 단발성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외국인이 주식을 얼마나 매도하느냐가 관건인데,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가팔라질 경우 주가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금리 상승의 트리플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험관리 차원에서 당분간 외국인 자금 흐름 모니터링 지속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과 외국계 투자은행(IB)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에 변화가 있는 지를 점검했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가 외국계 은행 지점과 외국계 IB 임원들과 간담회를 주재하고 외화유동성 상황 및 환율 변동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요인들에 대한 논의에 나선 것이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사태에 따른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투자 의사에 변동을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은행들이 환율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 부채 규모가 늘어나게 되며, 보통주자본비율(CET1) 같은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증가할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은 2~3bp(1bp=0.01%포인트)가량 내려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 위험가중자산을 줄여야 하는데, 이 경우 대출을 제한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은행권은 엄격한 대출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아직까지는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엄 발표 이후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던 외환시장에 어느정도 안정세를 찾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탄핵소추안 발의 등 정국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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