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5일 전날 사의를 밝힌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면직을 재가했다. 김 전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직접 건의한 인물로 취임 석 달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신임 국방부 장관에는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을 재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안보 전반에 넓은 식견을 갖췄을 뿐 아니라 야전 경험이 풍부한 작전 전문가”라며 “헌신적 자세로 임무를 완수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원칙주의자”라고 말했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등 군 본연의 임무를 확실히 수행할 적임자”라며 “상관에게 직언할 수 있는 소신도 겸비해 군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3일 윤 대통령에게 이번 비상계엄을 직접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 약 14시간 만인 4일 오후 6시 15분께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국방 장관 취임 석 달 만이다.
육군사관학교 38기로 1982년에 소위로 임관했고, 육군 제17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거쳐왔다. 윤석열 정부에선 경호처장에 임명됐고, 올해 9월 국방 장관에 올랐다.
당시 야권에선 충암고 출신인 김 전 장관 등을 동원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인사청문회 당시 김 전 장관은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나”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그러나 자신의 말을 뒤집어 비상계엄을 건의했고, 결국 석 달 만에 퇴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