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발표 직전 돌연 취소...통계 실수에 사상 초유의 사태

입력 2024-12-05 13:09 수정 2024-12-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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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4 가계금융복지조사' 공표 당일 아침 돌연 취소
컴퓨터 프로그램 문제 아냐...데이터 입력한 담당 직원 실수
"한 번도 없었던 일은 맞지만...국민 신뢰도 저하까진 아냐"

(통계청 홈페이지)
(통계청 홈페이지)

통계청이 5일 공표 예정이었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당일 아침 돌연 취소했다.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중대한 수치 오류가 발생해서다. 공표 당일 통계 오류가 발견돼 공표 및 언론보도가 전면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5일 통계청은 이날 오전 9시 15분경 기자들에게 "금일 보도 예정인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보도자료 중 수치 오류로 인하여 보도계획을 변경하오니 기 배포된 보도자료는 사용하지 말아 주시고 폐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보도자료를 배포한 지 45분 만이다. 통계청은 관련 브리핑을 오전 10시에 진행할 예정이었다. 보도 및 공표 시점은 낮 12시였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가계의 자산, 부채, 소득, 지출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파악하고 경제적 삶의 수준·변화를 파악하는 작업이다.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작성하는 '소득분배지표 공식 통계'이기도 하다.

수치 오류는 '소득분배지표' 전체에서 발생했다. 소득분배지표에는 지니계수, 균등화 소득, 소득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이 포함된다.

해당 오류는 통계청 담당 직원이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행정자료에서 원자료를 가져온 뒤 통계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작업을 거친다. 그러나 행정자료 중 누구의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데이터 약 3~4%는 건강보험요율을 계산해 직접 입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컴퓨터 통계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담당자의 착오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자료를 연계해서 끌고 와 건강보험요율을 적용해주는 부분에서 전에 적용했던 비율과 상의하게 적용돼 오류가 발생했다"며 "그 부분을 정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정된 숫자를 다시 돌리기 전 이긴 하지만 소득분배지표에 들어가는 숫자가 전체적으로 미세하게 달라지고 증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총괄하는 통계청 사회통계국 복지통계과는 해당 오류를 이날 아침 발견해 현재 수정 작업 중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빠르면 2~3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지만, 교차 검사도 해야 하고 빠르게 작업하다가 오류가 또 날 수 있어 점검해가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통계청의 수치 오류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여파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계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관련 데이터 작업 중이었냐는 질문엔 "작업은 계속한다. 계속 (데이터를) 돌리면서 오류를 찾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해당 자료는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작성하는 연간 지표다. 3개 기관이 공동 작성하는 지표에서 공표 당일 오류가 발견돼 일정이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공식 소득분배지표 발표가 미뤄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와 부가 조사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사상 초유의 중대한 오류가 발생하면서 통계청에 대한 국민 신뢰도 저하도 불가피해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관련 오류를 빠르게 수정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오늘 중으로 사유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합 과정에서 실수를 한 건 맞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며 "이번 일이 국민 신뢰도 저하로까지 이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현재 통계청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는 12월 주요 통계 공표 일정에 이날 해당 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공지돼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해당 과와 상의해 필요하다면 홈페이지에 알리는 것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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