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잘 지내고 있는 거니?” [해시태그]

입력 2024-12-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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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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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아기 판다 푸바오.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유학) 반환된 대한민국 용인 출신 자이언트 판다죠. 너무나 유명해 ‘푸바오(복보)’라는 이름이 거의 판다와 동급이 될 정도인데요. 이 유명한 한국태생 판다는 이제 한국에서 만날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죠.

탄생부터 성장을 모두 지켜본 푸바오의 팬들에겐 너무나 마음 아픈 소식이지만 응원했는데요. 이것이 ‘푸바오의 판생’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또 푸바오의 건강 이상설이 들려오고야 말았습니다.


▲(출처=웨이보 캡처/연합뉴스)
▲(출처=웨이보 캡처/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쓰촨성 워룽 자이언트 판다원 선수핑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푸바오의 영상이 공개되자 팬들은 충격에 빠졌는데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 등에서 이날 푸바오를 촬영한 영상이었죠. 풀숲에 앉아 죽순을 먹고 있는 푸바오의 평온한 표정과 달리 팔다리가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있었는데요. 본인도 본인 몸을 감지하지 못하는 듯 죽순을 입으로 가져가기만 반복하고 있었죠. 죽순을 들고 있는 팔까지 떨려 그 모습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팬들은 놀라 푸바오의 상태를 즉시 직원에게 알렸고 결국 수의사까지 출동했죠.

푸바오 경련 영상은 다수의 팬이 시간대를 두고 찍은 영상에서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팬들의 영상을 종합해보면 오전 10시 55분께부터 약 30분간 경련을 일으켰고, 사육사의 부름에도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오후 1시 50분께야 수의사가 있는 내실로 들어갔죠.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한국에 있는 팬들은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무엇보다 관람객이 푸바오의 상태를 직원에게 알리기 전까지 쓰촨성 판다 기지 직원 누구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이 더 가슴 아프게 했습니다.


▲5월 30일 공개 영상(사진 위)과 6월 2일 공개 영상 (출처=중국 판다보존연구센터 웨이보 캡처)
▲5월 30일 공개 영상(사진 위)과 6월 2일 공개 영상 (출처=중국 판다보존연구센터 웨이보 캡처)


곧바로 푸바오는 내실로 들어가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요. 판다 기지 측은 웨이보를 통해 “푸바오가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현재 푸바오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종합검사를 시행해 이상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기지는 신속히 푸바오의 상황을 알리고, 푸바오에 관심을 두시는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는데요. 팬들은 감사 인사보다 정확한 푸바오의 상태를 확인받고 싶었지만 기지 측은 푸바오에게서 나타난 이상징후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죠.

하루가 지난 뒤 기지 측은 웨이보를 통해 푸바오의 최신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와 함께 푸바오의 건강상태에 대한 글도 덧붙였는데요. 결론은 ‘이상이 없다’였죠.

기지 측은 “전날 이상징후 발견 직후 사육사와 수의사를 배치해 24시간 밀착 관찰했다”며 “푸바오의 정신, 식욕, 움직임, 배변 활동은 모두 정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걸음걸이는 안정적이고 사지에 힘이 있으며 체온과 심장박동, 호흡 모두 정상”이라며 “혈액과 대소변 검사 결과도 이상이 없었다”고 했죠. 다만 그러면서도 논란이 됐던 푸바오의 경련 증상 등에 대해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이 없었는데요.


(연합뉴스)
(연합뉴스)


정확한 답변 없이 푸바오를 향후 2~3일 더 관찰하기 위해 야외 운동장에는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죠. 그러나 팬들이 원하는 건 경련 원인과 검사 결과 공개 요구였는데요. 확실한 답변도 없이 ‘검사 결과 이상 없음’으로만 통보하는 것에 불만을 표했습니다. 환구시보의 영자신문인 ‘글로벌 타임즈’에 따르면 경련 증상은 대부분 노년 판다에게 발생하기에 푸바오의 경련 증상은 일반적이진 않은데요. 그러나 증상이 짧아서 추가 관찰과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죠. 기지 측은 푸바오의 임상 증상에 따라 추가 마취 검사를 시행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혹시나 경련 증상이 또 발생한다면 마취 검사까지 할 수 있다는 건데요. 동물은 사람처럼 부분 통제가 어려운 데다가 몸무게가 상당하므로 모두 전신마취로 이뤄집니다. 만약 푸바오의 경련이 뇌 문제로 인한 것이라면 마취 검사는 어쩔 수 없는 순서입니다.

이후 기지 측이 푸바오 방사장 전체 소독 및 방역 작업을 하는 과정이 팬들의 영상에 담겼는데요. 그간 푸바오 방사장에 쥐가 출몰하면서 팬들이 시정 사항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다가 건강 이상설이 흘러나온 뒤에야 벌어진 작업이었죠.


(출처=웨이보(@Gillian-KUN) 캡처)
(출처=웨이보(@Gillian-KUN) 캡처)


중국 판다 기지에 대한 불만은 푸바오가 중국을 간 초기부터 흘러나왔는데요. 비공개 접객 의혹까지 흘러나오면서 팬들은 서명 운동과 트럭 시위로 단체 행동에 나섰고, 국제서명운동, 대사관에 팩스 보내기 등 행동도 벌였죠. 이에 기지 측은 푸바오 공개일을 앞당겼고, 6월 10일에 푸바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중국 할 것 없이 푸바오의 인기는 대단했고, 푸바오의 하루하루는 모두 영상으로 기록돼 모두가 확인할 수 있었죠. 이번 경련 이후 푸바오의 모습을 웨이보를 통해 공개한 이유도 기지 측이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처 중 하나였으나, 상황은 반대로 흘러갔습니다.

푸바오가 작년 이맘때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의 모습과 현재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들이 여럿 게재됐죠. 한눈에 보기에도 푸바오는 일 년 전보다 살이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수척해진 모습과 경련 영상은 팬들의 걱정을 불러오기에 충분했죠.


▲3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다음 달 중국으로 돌아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다음 달 중국으로 돌아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가운데 선수핑 기지 측은 7일부터 31일까지 기지 내 보도블록 공사를 위해 임시 폐원한다는 공지를 내렸는데요. 결국, 내년이 될 때까지 푸바오를 마주할 수 없게 되자 팬들의 걱정과 불만은 더 거세졌습니다.

최근 팬들이 찍은 영상에서 푸바오는 빨간 단풍잎을 들고 냄새를 맡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과거 주키퍼 할부지들이 푸바오의 발달을 위해 빨간 단풍잎 산에서 놀게 해줬던 그때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들이 이어졌죠. 이처럼 모두 기억하고 추억하고 있는 푸바오의 더 나은 판생을 바라는 것이 무리인 걸까요? 기지 측의 답변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팬들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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