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기판 상업화 속도…“엔비디아ㆍSK하이닉스 시너지 전망”
SKC의 반도체 유리 기판 사업 투자사 자회사 앱솔릭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 기업 최초로 생산 및 연구개발(R&D) 보조금을 잇달아 확보했다. 세계 최초 유리 기판 상업화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앱솔릭스는 미국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 7500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 업체 중에선 처음이며, 5월 상무부와 예비 거래각서(PMT)를 체결한 뒤 현지 실사를 거쳐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번 보조금은 조지아주 커빙턴시 1공장에 대한 것으로, 투자 금액(약 3억 달러) 대비 22%에 달한다. 세계 최초의 유리 기판 양산 공장인 커빙턴 1공장은 연산 1만2000㎡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회사는 향후 7만2000㎡ 규모의 2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앱솔릭스는 지난달 21일에도 미국 정부로부터 국가 첨단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NAPMP) 보조금 1억 달러도 확보했다. 상무부는 유리 기판 분야에선 유일하게 앱솔릭스가 이끄는 컨소시엄을 R&D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앱솔릭스는 유리 기판 기업 최초로 생산과 R&D 보조금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SKC는 2021년 유리 기판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투자사 앱솔릭스를 설립했다.
유리 기판은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화 공정에 적합하고, 인터포저(중간 기판)가 필요 없어 얇은 두께로 대형 제작이 가능하다. 기존 실리콘 인터포저 방식보다 속도는 40% 빨라지고, 전력 소비와 패키지 생산 기간은 절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유리 기판을 적용하면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고 전력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충격에 약한 유리 특성상 기술적 난제가 많아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꿈의 기판’이다.
SKC는 유리 기판 상업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인사에서는 박원철 SKC 사장이 앱솔릭스 대표를 겸직하면서 유리 기판 상업화를 직접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