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 폭 둔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선행지표 격인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이후 최근까지 아파트 경매 사례 중 ‘낙찰가율(매각가율) 100% 이상’ 거래 비중은 10월 대비 10%포인트(p)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경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매수 심리 급랭과 거래량 급감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9일 부동산 경매 전문 업체 지지옥션 통계 분석 결과 11월 이후 이날까지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사례 중 낙찰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건수는 총 23건으로 전체 낙찰 사례 172건 중 비중은 13.4%로 집계됐다. 이는 10월(10월 1일~10월 31일) 낙찰가율 100% 이상 거래 비중 24.1%(137건 중 33건) 대비 10.7%포인트(p) 줄어든 수준이다. 11월 이후 전체 낙찰 건수는 172건으로 10월 137건과 비교하면 약 20.3%(35건) 늘었지만, 낙찰가율 100% 이상 거래는 되려 줄어든 셈이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강동구에 집중됐다. 11월 이후 낙찰가율 100% 이상 거래가 나온 23곳 가운데 강남 3구 및 강동구에 13건이 쏠렸다. 그 외 지역에선 동작구(3건), 서대문구(2건), 도봉구(1건), 성북구(1건), 관악구(1건), 광진구(1건), 용산구(1건) 등으로 집계됐다. 그 외 지역에선 감정가 이상에 낙찰된 사례가 1건도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지역을 불문하고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물건은 모두 재건축 사업이 순항 중인 단지였다. 지난달 14일 서울 중앙지법 경매2계에서 진행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전용면적 69㎡형은 최초 감정가 22억4000만 원의 149% 수준인 33억2690만 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도 32명이나 몰렸다.
또 지난달 20일 중앙지법 경매8계에서 열린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전용 151㎡형 경매 결과, 해당 물건은 최종 63억7367만 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는 43억6700만 원으로 시작했지만 20억667만 원 더 올라 낙찰가율은 146%에 달했다. 이는 앞서 같은 단지 전용 69㎡형 낙찰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남 외 지역에선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전용 152㎡형이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19일 서부지법 경매7계에서 진행된 해당 경매에선 감정가 33억8000만 원보다 약 3억4000만 원 비싼 37억1999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0%를 기록했다.
이렇듯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는 것은 아파트값 상승 폭 둔화와 함께 매수 심리가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키우지 못하고 0.04% 오르는 데 그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 규제에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까지 커지는 상황으로 부동산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아주 확실한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매물이라고 판단된 건에 한해서만 감정가 이상을 부담하고 경매에 나서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강남지역 아파트, 재건축 단지 등이 가장 확실한 물건이므로 그 외에는 돈을 추가로 쓰면서까지 입찰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