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총학생회 연합단체인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총학생회 공동포럼)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에 나섰다.
총학생회 공동포럼은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총학생회 공동포럼에 참여한 학교는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국과학기술원(KIAST) 등 9개 학교가 이름을 올렸다.
각 대학 총학생회 대표자들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엄중한 책임을 요구했다. 백범준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일체의 압제에 저항해야 하며 우리의 정치적 일상에 대해 자유로워야 한다”면서 “우리의 선배들이 피로써 지켜내고 우리의 후배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정의·진리를 찬탈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목격했음에도 침묵한다면, 이것은 역사와 후세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석현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 선포로 우리 대학생의 학문적 자유가 훼손됐다”면서 “윤 대통령은 권력의 독선과 오만을 멈추고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창화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우리는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모든 이와 함께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와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1987년 민주화 당시 신촌에서 숨진 고 이한열 열사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함형진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이곳에서 연세대 이한열 선배는 피를 흘리며 쓰려졌고, 그의 희생은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룩하는 신호탄이 됐다”면서 “우리 대학생들은 어떠한 억압의 순간에도 정의를 위해 앞장섰듯이, 적극적인 행동으로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와 대전 소재 대학들의 선언도 잇따랐다. 양태규 GIST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반민주적인 행태에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고 했고, 윤서진 KAIST 총학생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지난 수십 년간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무력으로 짓밟고자 한 시도는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과오임을 인지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대학가는 계속해서 비상계엄 대응 움직임에 동참한다. 박서림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오후 3시 이화여대 학생 1500명이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면서 “시민·대학생 모두 끝까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역사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예고했다. 고려대도 이날 오후 학생총회를 열고 ‘계엄 주동 세력의 반민주적 사태에 대한 고려대학교 학생 결의’ 등 안건을 논의한다.
공동포럼은 비상계엄대응을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을 구성하고 전국 대학 단체들을 모집 중이다. 공동포럼 관계자는 “이번주 내로 공동 성명문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