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탄핵 위기에 몰린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후 국회를 방문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국회는 철통 보안에 나섰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만큼, 내일(7일)까지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2시경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 방문을 위해 국회를 방문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 긴급 회동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다.
이로부터 30분이 지난 오후 2시 30분께 국회 경비대는 일반인 출입을 막았다.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진, 국회 출입 기자 등 출입증을 가진 인원만 출입을 허가했다. 출입이 막힌 일부 일반인은 경비대에 항의하기도 했다. ‘언제까지 출입을 막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비대 측은 “모른다”며 손을 내저었다.
국회 어린이집도 조기 하원 하라는 공지가 내려졌다. 공지에는 “총장님 지시사항”이라며 “금일 어린이집에 원아를 둔 부모님들은 원아의 안전을 위하여 조기 하원 시켜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회로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윤 대통령 차량의 진입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임기단축 개헌을 최후의 보루로 던지려 한다”는 말이 나돌았다.
곧바로 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대통령의 국회 입장을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 본관 로텐더홀로 집결했다. 이 과정에서 당직자, 취재진 등이 엉키면서 로텐더홀은 혼잡해졌고, 사고 우려 목소리까지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서 있는 자리에 가만히 있어야지, 잘못하다간 사고난다”며 혀을 내둘렀다.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나라를 짓밟고 내란을 일으킨 내란수괴가, 국회를 침탈한 윤석열 대통령이 어떻게 국회로 들어올 수 있나”라면서 “당장 윤 대통령을 체포해서 탄핵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소리쳤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2시 50분경 긴급성명을 발표한다고 공지했다가, 15분 뒤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후 오후 3시 10분께 대통령실은 “대통령께서는 오늘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설이 ‘없던 일’이 되자, 우 의장은 다시 긴급 회견을 연다고 공지했다. 우 의장은 의장 접견실에서 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를 유보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국회를) 방문하더라도 경호 관련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방문 목적과 경호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는 대통령의 안전 문제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회의장 공보수석실은 오후 4시 10분경 공지를 통해 “국회 잔디광장 및 국회 운동장에 헬기 착륙 방지 목적으로 대형버스를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했던 3일 밤 무장한 계엄군은 헬기를 동원해 국회 경내에 진입했었다.
이러한 국회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내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7일 오후 5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가능성을 밝혔다. 당 소속 의원들은 전원 국회 경내에서 비상 대기 상태로 있을 예정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그것(2차 계엄)과 관련한 제도 혹은 문제 제기들이 당에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이후로 국회 경내에서 절대 이탈을 안 하고, 전원 국회 내에서 비상 대기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현재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공지를 통해 “국회 본회의 일정으로 인해 국회에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됨에 따라 7일 휴관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