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글을 쓸 때, 내 몸 사용해…나는 질문 속에 살아"

입력 2024-12-08 09:46 수정 2024-12-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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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부드러움과 따뜻함, 차가움, 고통을 경험하는 모든 감각적 세부 사항을 사용합니다.

▲7일 오후 5시(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으로 나섰다. (로이터 연합뉴스)
▲7일 오후 5시(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으로 나섰다. (로이터 연합뉴스)

7일 오후 5시(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에서 한강은 글쓰기에 관해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에 음식과 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비, 눈이 피부에 닿는 것을 느끼고, 손을 잡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수상자 강연에서 한강은 8살 때 쓴 시를 공개하며 '사랑은 어디에 있나?', '사랑이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객석에 던졌다.

이어 한강은 "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을 견디고, 질문 속에서 산다"라며 "그 질문의 끝에 도달했을 때, 글쓰기 과정의 끝에 도달한다"라고 말했다. 질문이 사슬의 고리처럼 이어지면서 다음 질문이 뒤따를 때, 또 다른 소설을 쓰고 싶어진다는 것.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세 번째 소설 '채식주의자'를 쓰면서 저는 몇 가지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람이 완전히 무고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폭력을 거부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쓸 때의 경험을 회고하며 이 소설 전체가 '의문의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질문하고, 응시하고, 도전하며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가 바로 이 소설의 근간을 이룬다는 것.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거부하는 주인공이 육식을 강요하는 세상의 폭력에 부서지고 맞서는 내용을 담은 소설이다. 이 소설이 무수한 질문으로 이뤄졌다고 말하는 한강은 "결국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삶은 진실을 증언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으로 '채식주의자'에 대한 기억을 마무리했다.

또 한강은 '희랍어 시간'을 출판하고 '빛과 따뜻함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쓸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 무언가가 그런 소설을 쓰는 걸 막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술회했다.

이 소설(영문판 ‘Human Acts’)의 한국어 제목은 '소년이 온다'입니다. 마지막 단어 '온다'는 동사 '오다'의 현재형입니다. 소년, 즉 소년이 친밀하든 덜 친밀하든 2인칭으로, '당신'으로 불리는 순간, 그는 희미한 빛 속에서 깨어나 현재를 향해 걸어갑니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은 바로 '소년이 온다'였다. 그는 이 소설을 연구하면서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한다. 이어 집필 과정에서 두 가지 질문이 각각 '과거가 현재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등 정반대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강은 "인간의 잔혹함과 존엄성이 극도로 평행하게 존재했던 시대와 장소를 '광주'라고 부를 때, 그 이름은 더는 한 도시에만 고유한 고유 명사가 아니라 일반 명사가 된다"라고 전했다.

강연 끝에 한강은 '언어의 실'을 언급하며 "그 실을 통해 나와 연결된 모든 사람에게 가장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며 독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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