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대신 응원봉…K팝이 함께한 탄핵 집회 현장

(출처=X 캡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요구하는 시위 현장에 K팝 응원봉이 등장했다.

7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했으나 재적 의원 300명 중 3분의 2인 200명의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3번째 탄핵 표결이었지만, 앞선 두 대통령과 달리 이번 탄핵소추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탄핵소추안 표결 전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는 각각 탄핵 찬성과 반대의 뜻을 가진 시민들이 모여 표결을 지켜봤다. 특히 시민들이 몰리면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5회선 여의도역은 무정차 통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비교적 젊은층으로 구성된 탄핵 찬성 집회에는 K팝 응원봉이 등장했다. 이들은 "촛불 대신 안전하고 밝은 빛을 내는 응원봉을 들었다"라고 했다. 해당 집회에는 데이식스의 '웰컴투더쇼',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등 K팝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알록달록한 응원봉이 더 빛을 내는 듯 했다. 이들은 자신의 집회 참여 소식을 알리며 응원봉을 모아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인증샷에는 방탄소년단, 세븐틴, 소녀시대, 엑소, 더보이즈, god, 빅뱅, 마마무 NCT, 뉴진스 등 다양한 K팝 가수들의 응원봉이 한데 모였다.

해당 모습을 외신도 주목했다. AFP통신은 "K팝이 흘러나오는 시위 현장에는 참가자들이 즐겁게 뛰어다니고, 다양한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들면서 마치 댄스파티를 떠올리게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안 처리 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하며 한동훈 당 대표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 여권을 결집시킨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안이 투표불성립으로 무산된 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은) 퇴진 시까지 사실상 직무 배제할 것이고, 국무총리가 당과 합의해 국정운영을 챙길 것"이라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