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처단’ 포고령에 의료계 뿔났다…의개특위 참여 중단·곳곳서 퇴진 집회

입력 2024-12-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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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개혁 동력 잃어…의정갈등 해결 해 넘길 전망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당시 포고령에 ‘전공의 처단’ 문구가 실렸다. 이에 대해 의사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여 정부의 의료개혁이 동력을 잃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의료개혁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했던 의사 관련 단체 3곳이 참여를 중단하면서 의정갈등은 내년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8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학병원협회 등 의사단체는 최근 의개특위 참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단체가 특위 탈퇴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3일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에 ‘전공의 등 이탈 의료인 처단’ 내용이 담긴 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에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에는 계엄법에 처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한병원협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은 사실을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전공의를 마치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처단’하겠다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존중 받고 합리적 논의가 가능해질 때까지 의개특위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대한병원협회에 이어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학병원협회도 의개특위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등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의개특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의료개혁에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의사 단체들이 모두 특위 참여 중단을 선언해 의정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를 향한 의료계의 쓴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난데없이 전공의와 의료인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체제전복세력과 동급으로 취급했다. 철저히 ‘망상’에 기초해 전공의와 의료인을 반국가사범으로 몰았다”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자신을 ‘왕’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통령은 끌어내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학교육·의료탄압 규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의대교수 시국 선언 대회’ 포스터 (사진제공=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의학교육·의료탄압 규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의대교수 시국 선언 대회’ 포스터 (사진제공=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표결이 무산됐다. 전공의와 의대 교수 등 의료계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곳곳에서 열기로 했다. 전국 의대교수들의 모임인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8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서울 양재동 aT 센터 앞에서 의학교육·의료탄압 규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의대교수 시국 선언 대회’를 연다. 이들은 “의대 총장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의대증원을 원점으로 되돌리기 바란다”면서 2025학년도 의대 정상 운영을 위해 실질적 정원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대병원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혜화역 2번 출구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의료계엄 규탄’ 집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4일 긴급성명에서 “안전한 교육 및 수련 여건이 보장될 때까지 2025년 의대생과 전공의 모집을 잠정 중단하고 졸속으로 추진된 교육 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의료계와 지속해서 소통해 의료개혁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의개특위 참여 중단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료계와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의료개혁을 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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