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유통가…연말특수 실종에 환율 급등까지 ‘설상가상’ [탄핵정국 후폭풍]

입력 2024-12-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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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소비침체인데…’ 유통가, 연말 특수 실종 우려↑
환율·원재료값 상승…정국 혼란에 식품기업 비명 ‘발 동동’
물류·이커머스도 "배송 차질 없도록"…정상 운영에 집중

▲서울 중구 명동 전경. (연합뉴스)
▲서울 중구 명동 전경. (연합뉴스)

여느 때라면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들떠있을 유통업계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누구도 예상 못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탄핵정국 돌입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에 빠지면서 소비 위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여행에 대한 주요국 경계경보로 관광ㆍ면세산업에도 비상이 걸렸고 환율 급등에 따른 식품비용 상승 등 고물가 가능성도 커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사들은 비상계엄령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정국이 본격화되면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수요를 노린 대규모 쇼핑 행사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물 판매나 내년 1월 설 선물세트 예약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호텔과 면세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전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필수 경제활동을 제외한 여행 자제를 촉구하는 ‘황색’ 단계로 격상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뿐 아니라 최근에는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도 한국 관광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지로 꼽히던 CJ올리브영, 무신사 등 패션·뷰티업계도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비상계엄령 후폭풍에 따른 환율 급등 이슈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6일 1419.2원에 장을 마쳤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3일 밤 환율은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1442.0원까지 치솟았다. 원ㆍ달러환율이 올해 9월 1300원대 초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100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국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환율 급등은 식품업계에 있어 최대 악재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가공식품 원재료와 농·축·수산물 해외 의존도가 높아 환율 상승 시 수입비용 부담도 함께 확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된 식품 원재료는 라면, 빵 등으로 가공돼 한국인들의 밥상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기후플레이션'발 원재료 인상을 근거로 제품 가격을 상향했던 식품기업들은 환율 상승 이슈를 또다시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물류업계와 이커머스 역시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최근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고 새벽배송 등 물류서비스를 강화 중인 CJ대한통운은 당장 탄핵정국이 물류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집회·시위 등으로 택배기사 이탈이 잦거나 또다시 계엄령에 준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배송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쿠팡 역시 "차질 없이 배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편의점업계는 탄핵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도심에서 집회·시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상권 점포의 안전 대책 매뉴얼을 수립하면서 수요에 발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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