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대우로 인력 빼가기도
여행·출장 느는데 조종사 부족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미국 교통부 데이터를 인용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 델타항공의 기장과 부기장 평균 연봉은 약 31만8700달러로 10년 전보다 70% 이상 뛰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평균 연봉 역시 같은 기간 80%가량 급증한 약 29만8100여 달러로 집계됐다. 저비용 항공사(LCC)인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제트블루 항공의 평균 연봉도 25만 달러를 넘어섰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은 작년 향후 몇 년간 30~50%의 임금 인상도 약속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조종사 임금인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캐나다 최대 항공사인 에어캐나다 노사는 최근 기존 계약보다 40% 이상 인상된 임금에 합의했다. 호주 버진오스트레일리아항공은 10월 조종사 기본급 35% 인상과 연 3%의 임금인상 보장으로 노조와 합의했다.
고연봉 이외에도 집과 자동차 제공 등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는 기업들도 나온다. 내년 취항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항공은 유럽계 등에서 인력 빼가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세계적인 항공 수요 확대에 따른 조종사 부족이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40년 세계 항공 수요는 여행과 출장의 급격한 회복으로 인해 80억 명 정도로 지난해 대비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용 절감으로 많은 숙련된 조종사들이 조기 퇴직했기 때문에 인력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실제로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조종사 부족으로 2023년 말부터 결항이 늘어나 올해 초 감편을 선언했다. 인도 비스타항공도 올해 봄 국내선을 중심으로 하루 수십 편을 감편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보잉은 2043년까지 새롭게 47만4000명의 조종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 기술자 등의 확보도 급선무다. 항공사 측은 “급속한 수요 회복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업계는 향후 노동 문제에 대처하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