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퇴하라”…전국 의대 교수들 “의료개혁은 의료농단”

입력 2024-12-08 17:20 수정 2024-12-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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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전국의대 교수 비대위 시국선언 대회 열어

2025학년도 의대 정상 운영 위해 모집 중지 등 정원 감축 시행 주장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서울 서초구 aT 센터 앞에서 의대 교수 시국 선언대회를 열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서울 서초구 aT 센터 앞에서 의대 교수 시국 선언대회를 열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교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을 의료개악·의료농단으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 당선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전의비 교수들과 전공의 등 100여 명은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앞에서 의학교육·의료탄압 규탄 윤석열 퇴진 촉구 의대 교수 시국 선언대회를 열고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울산의대 비대위원장)이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 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울산의대 비대위원장)이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 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울산의대 비대위원장)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계엄령 포고령에 파업도 하지 않은 사직한 전공의를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윤석열이 전공의를 바라본 시선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다양한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를 겁박했고, 전공의들은 불안에 떨면서 숨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사실상의 계엄치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윤석열은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고 있다.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 일당들은 당장 탄핵 및 구속해야 한다. 내란 수괴 윤석열이 벌여 놓은 의대 증원, 의료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 지금이 한국 의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윤석열로 시작된 의료농단과 교육농단을 다시 윤석열이 당선되기 전으로 돌려야 한다. 그때까지 의대증원과 의료개악에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러 의대 교수들도 정부의 의료개혁에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강홍제 원광의대 비대위원장은 “2025년 의대 입학정원 증원은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이며, 권력 남용이 촉발한 비참한 사건이었다”면서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오히려 3일 국민에게 총을 들이대며 전공의를 처단할 것이라는 폭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이는 전공의에 대한 폭력적인 태도일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짓밟는 범죄적인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곽재건 서울의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은 “정부의 관료들과 여당 정치인은 있어선 안 될 일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버젓이 자행한 대통령을 결국 비호하고 옹호했다”면서 “당신들은 역사에 지우지 못할 오명을 남겼다. 부끄러운 줄 알고 이젠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동안의 실정에 대해 책임져라. 부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의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박평재 고려의대 비대위원장이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 대회에서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자고 발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박평재 고려의대 비대위원장이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 대회에서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자고 발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박평재 고려의대 비대위원장은 “오늘부로 윤석열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겠다.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를 다하기는커녕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내란수괴”라며 “지금 추운 겨울에 광야에 나가 있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우리의 자식과 같은 존재다. 우리의 자식들을 지켜내기 위해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자”라고 강조했다.

채희복 전의비 부위원장(충북의대 비대위원장)은 의사의 숫자를 늘리는 일이 요술 방망이처럼 갑자기 뚝딱 나오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채 부위원장은 “인력을 길러내는 교육에 필요한 인적·물적 재원을 먼저 구비한 뒤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의사가 양산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살인면허를 주는 것과 진배없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의대 강의실은 1년째 교육이 중단됐고, 2025년에 이대로 증원된 정원을 다 뽑으면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채 부위원장은 “(윤 대통령이)스스로 하야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용기 있고 나라를 위한 길”이라며 “대통령은 하야하고, 교육부는 25년도 의대 교육이 가능하도록 정시 인원을 축소해달라”고 말했다.

최용수 성균관의대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이 원천 무효라며 의대 총장들에게 모집 중지 등 실질적 정원 감축 시행을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내란수괴 윤석열이 벌여 놓은 의대 증원은 원천적으로 무효”라며 “반드시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 당장 이대로 의대 모집을 진행하면 내년에 1학년이 두 배가 되고 이들이 10년 이상 교육과 수련을 함께 받아야 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된다. 의대 총장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부역자로 남을 것인지, 참된 교육자로 남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지적했다.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 대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까지 행진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앞에서 열린 시국선언 대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까지 행진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처단망발 윤석열은 전공의에 사죄하라’, ‘불법적인 의대증원 원점에서 검토하라’, ‘의료농단 교육농단 윤석열을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하며 윤 대통령이 출마 선언을 했던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앞까지 행진했다. 행진 장소를 윤봉길기념관까지 한 이유에 대해 최 위원장은 “출마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행진 코스를 이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3일 기습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나온 포고령에는 ‘전공의 등 파업 중이거나 현장을 이탈한 의료인은 48시간 내 복귀해야 하고 위반 시 처단한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의료계에서는 해당 문구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했던 의사단체들도 모두 빠지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후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에 따른 의결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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