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원 MBC 아나운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탄핵 표결 불참으로 무산된 것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엄 아나운서는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기도 하다.
9일 엄 아나운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습니다. 계엄을 막지 못해 국가 위기를 방조한 한 총리가 '수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현실. 탄핵 반대-직무 정지-조기 퇴진으로 매일 입장을 바꾸며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든 한 대표가 '질서'를 입에 올리는 현실. 이 모든 게 비현실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한 대표는 어떻게든 108명이 투표하도록 이끌었어야 한다. 혹시나 8명이 이탈할까 봐 아예 투표를 못 하게 한 것 같은데 그 또한 비겁하다”며 “지금의 상황은 질서 있는 퇴진으로 수습할 수 없다.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빠른 퇴진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엄 아나운서는 자신의 아버지인 엄태영 의원과 관련한 비판을 의식한 듯한 글을 함께 올렸다. 그는 “표결에 대해 익명으로 저에게 따지는 분들이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평생 업보로 받아들이고 살아왔기에 연좌제 운운하지 않겠다. 다만 개개인의 입장은 다른 것이고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엄 아나운서는 자신이 장기간 휴가 중이고, 앵커로서 뉴스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 글을 개인 의견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엄 아나운서는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탄핵 표결 불참 여파로 자신에게까지 비난이 쏟아지자 입장을 밝히는 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던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중 200명보다 적은 195명의 의원만 표결에 참여해 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됐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3명을 제외한 105명은 표결에 불참하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은 탄핵안이 통과될 때까지 매주 계속해서 탄핵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토요일은 1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