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달력 수요만 115억 개에 달해
스마트기기가 일반화된 2024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종이 인쇄물이 가득하다. 다양한 책과 서류가 남아있고, 종이 신문도 존재한다. PC 모니터 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따라올 수 없는 장점 때문이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의 마케팅학 조너선 장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심리학적으로 3차원적 촉각과 시각적 자극이 만나면 더 기억에 남는다”라며 “이 때문에 여전히 종이 인쇄물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책상이나 벽에 걸리는 종이 달력도 여전히 가치를 지닌다. 다만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달력 크기가 매우 작아졌다. 최근 AP통신은 해마다 달력 크기가 줄어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우편요금의 상승’을 지적했다.
AP통신은 “매년 연말, 미국 각 가정으로 배달되는 115억 개의 달력 가운데 많은 수가 우편 요금과 종이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크기를 축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력 대부분 두꺼운 종이를 코팅해서 쓴다.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떨어지는 종이를 1년 넘게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달력의 크기와 종이 두께가 몰라보게 작고 얇아졌는데 ‘우편 요금의 상승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우정국(USPS)은 지난해에만 요금을 3번이나 인상했다. 우푯값 외에 우선 취급 우편(Priority Mail) 5.7%, 우선 취급 속달 우편(Priority Mail Express) 5.9% 등 대부분의 우편 서비스 가격이 올랐다.
올해에도 7월 우편요금을 또 인상했다. 무게와 크기가 큰 것을 시작으로 작은 소화물까지 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렸다. 흔히 볼 수 있었던 8.5×11인치 크기의 소형 우편도 요금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 서류 봉투를 기준으로 작년 초보다 최대 6% 수준 우편요금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15억 개에 달하는 달력을 우편으로 발송하기 위해 각 업체는 얇은 종이를 고르거나 달력의 크기를 줄이기 시작한 셈이다.
USPS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운영 비용에 대한 부담이 지속하고 있는 데다 문제가 있었던 이전 가격 모델의 여파가 여전히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요금 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