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쟁교육 패러다임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협력교육 패러다임으로 바꿔나갈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면서 “10~20년 걸리는 큰 작업인데, 2025년이 거대한 전환을 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2025년, 교육감과 시민이 함께 그리는 서울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서울교육 시민참여단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서울 교육과 관련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 교육감은 “저는 전 교육감의 잔여 임기를 책임지는 짧은 기간의 교육감이다. 그래서 큰 그림보다는 잔여 임기를 충실하게 학부모님들과 시간을 잘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큰 그림이라고 하면 어떻게 경쟁교육 패러다임과 협력교육 패러다임의 간극을 좁힐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교육감은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할수록 계속 부딪히는 게 대학입시문제와 서열 구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한국은행 총재가 과도한 입시 경쟁이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이와 관련해 “입시 제도를 바꾸느냐, 대학의 서열 구조를 바꾸느냐, 아니면 학부모님들의 생각 즉 문화를 바꾸는 것에 답을 찾느냐 하는 어려운 과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좀더 그런 초중등 교육과 대학 교육, 나아가서 구조나 문화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여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응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내년 3월부터 도입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AIDT)에 대한 의견도 다수 나왔다. 한 유아특수교사는 정 교육감에게 “지금 우리나라에서 AIDT 도입하면 아이들 교육 다 망한다고 장담한다”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교육감은 “디지털 선도 학교에서 디지털 교육을 어느정도 경험 해본 분들은 한번 해보자고 하는 의견이 더 많은 것 같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좀 더 더 불안하거나 두려워하는 그런 입장에 있는 것 같다”면서 “저도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많은 고심을 하고 있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교육청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교육지원 활동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의 내년 예산은 세수 감소 등 영향으로 10조8102억 원으로 편성돼, 올해보다 3503억 원이 줄었다.
정 교육감은 “무상교육 예산의 경우 1700억 원 정도 포함이 안됐는데, 무상교육 예산이 어느정도 살아나면 여러 학생들에 대한 교육 지원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