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상용화 기대 고조
구글이 9일(현지시간) 우주 역사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계산 문제를 5분 만에 해결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기술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양자컴퓨팅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구글이 실용화를 위한 진일보한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로 10셉틸리언(septillion: 10의 24제곱)년 걸리는 계산 문제를 5분 만에 풀 수 있는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장착한 양자컴퓨터를 공개했다.
우주의 나이인 138억 년과 비교한다면, 10셉틸리언은 우주 나이의 약 725조 배에 이른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를 능가했을 뿐 아니라 정보기술 진화의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양자컴퓨터 성능은 큐비트가 105개인 윌로우가 기반이 됐다. 양자 칩의 기본 요소인 큐비트는 기존 컴퓨터가 비트 단위로 0과 1을 순차적으로 계산하는 것과 달리 0과 1을 동시 다발적으로 처리해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통상 큐비트를 늘리면 계산 능력은 빨라지지만 동시에 오류도 증가한다. 이에 과학자들은 1990년대부터 양자 오류 수정에 주력해 왔다.
구글은 이번에 오류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일 방법을 찾았다. 구글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큐피트를 함께 묶어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오류가 줄어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구글 양자 AI 설립자이자 구글 양자 AI 사업부를 이끄는 하트무트 네벤은 “실시간으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으며, 이는 양자 기계를 실용화하기 위한 핵심 단계”라면서 “우리는 손익분기점을 지났다”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양자컴퓨팅 기술이 의학, 배터리, 화학,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오늘날의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버드대 물리학 교수이자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큐에라의 공동 창업자인 미하일 루킨은 “양자컴퓨팅 개념이 제시됐을 때 이 분야의 많은 리더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들이 그것이 결코 실용적인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일어난 일은 그것이 더는 공상과학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