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일 예정된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ㆍ합병 임시주주총회가 취소됐다. 최근 단기 주가 급락으로 향후 합병 절차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할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공시를 통해 “분할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분할합병 당사 회사들의 주가가 단기간 내에 급격히 하락해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님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함에 따라 본 분할합병 안건의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은 7월 그룹의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간 분할 합병을 추진했다.
그러나 최근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급락하면서, 두산의 사업 재편안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9일 기준 1만7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3일 종가 기준(2만1150원)과 비교했을 때 17.8%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 원이 넘을 경우 해당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도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4차 주주서한에서 “갑작스러운 외부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회사는 임시주주총회를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며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