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8월 리베이트 규제 앞두고 '쩐의 전쟁'

입력 2009-07-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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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계약 통해 리베이트 사전 지급 등 고객잡기에 혈안

보건복지가족부가 오는 8월부터 리베이트 적발시 약가 인하를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주요 제약사들이 얼마 남지 않은 기간 고객확보를 위해 치열한 리베이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8월 1일부터 리베이트 1차 적발시 해당품목에 대해 약가를 20%까지 인하시키고 1년 이내에 2차로 적발되면 1차 적발시 삭감된 약가의 최대 30%까지 또 다시 약값을 깎는다.

즉,1년에 2번 적발시 해당 의약품의 가격이 최대 44%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제품 판매에 대한 마진율이 절반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사실상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8월부터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될 경우 회사의 이미지와 매출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이달 말까지를 공격적 영업이 가능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고 리베이트 총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주요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조치가 8월전에 리베이트가 제공된 사항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 점을 악용, 년(年)단위의 장기계약을 맺으며 상식 수준을 넘는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2~3달 처방예상금액의 300%, 즉 처방액의 3배가 넘는 금액을 리베이트로 일정기간 주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을 하거나 1년 처방예상금액의 10~20% 가량을 처방에 대한 대가로 미리 지원해 준다.

이 같이 계약과 거의 동시에 리베이트가 지급되는 선(先)지원 방식은 신제품 출시나 단기간 매출 상승을 노리기 위해 제약사들이 즐겨 사용해 오던 마케팅 방식이다. 그러나 계약내용 이행이 힘든 부분과 한꺼번에 비용이 지출되는 단점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후(後)지원방식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 8월 '리베이트 약가인하' 시행을 앞두고 다시 만연화 된 것이다.

한 제약사 영업 관계자는“속된말로 일단 먼저 질러서라도 1년동안 고객을 먼저 잡아 놓은 다음 그 안에 다른 방안을 강구해 보자는 것이 회사측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은 지난 6일 국내 상위 제약사 CEO들이 결의한 리베이트 상호제공감시체제 합의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부를 의식한 '정치적 쇼' 라는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사장단회의에서는 현장의 영업사원들을 통한 상호 감시, 고발 시스템을 운영키로 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제약업계 만큼 보수적이고 상호간에 똘똘 뭉친 집단이 서로 고발조치를 한다는 것은 의문스러운 일”이라면서 “리베이트 문제로 정부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어떤 식으로든 의지를 표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나온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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