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지분 64% 취득…12일 자회사로 편입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계약 거래 종결
지분 63.9% 취득해 아시아나 최대주주로 올라서
아시아나항공은 12일부터 대한항공 자회사 편입
내달 아시아나항공 대표 선임하며 자회사 체계 구축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4년여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1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2년여간 독립 운영하며 통합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11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진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총 1억3157만 주(지분율 63.9%)를 취득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 7000억 원에 이어 이날 잔금 8000억 원을 투입해 신주인수계약 거래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1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상법 제423조는 납입기일의 다음 날부터 신주 인수인이 주주의 권리를 갖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업결합 과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필수 신고국 승인 절차도 이날부로 종결됐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14개 필수 신고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하고 약 3년 10개월에 걸쳐 승인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종 승인한 데 이어 미국 법무부(DOJ)가 신주 인수 이전까지 양사 합병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각국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됐다.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인사를 밝힌 후 4년여 만이다.

대한항공은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독자 운영하며 통합 작업을 거칠 방침이다.

다만 독립 운영 기간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인사는 대한항공이 관장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내달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 등 주요 임원의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자리에는 대한항공 측 인사가 선임돼 경영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작업 역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통합이 추진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립으로 형성된 양대 국적 항공사 체제가 36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대한항공은 세계 10위 수준의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다만 독과점 체제에 따라 운임 상승과 양사의 중복 노선 통폐합으로 소비자 선택지가 감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운임 상한선 설정해둔 만큼 항공사가 마음대로 항공권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항공운송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LCC를 육성해 경쟁환경을 복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우선 대형항공사(FSC)들이 주로 운항해 온 서남아·유럽 등의 운수권을 추가 확보해 LCC 중심으로 배분해 취항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중국·일본·동남아 등 수요가 높은 노선에도 국적 LCC 운항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출발 시간이 유사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국·유럽 노선 출발 시간을 분산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