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화ㆍ현대 이어 교보까지…보험사 3세 경영 시대 본격화

입력 2024-12-11 15:09 수정 2024-12-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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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생 그룹 3세 전진배치
교보생명 장남 신중하 상무 선임
디지털·글로벌 등 주특기 살려
보험업계 지속 가능성에 방점

오너가 경영하는 보험사들이 3세를 전진배치하며 본격적인 경영승계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에 이어 교보생명도 11일 신창재 대표이사 겸 이사회의장 장남인 신중하 그룹데이터TF장에 임원 자리를 맡기며 힘을 실어줬다.

포화된 국내 보험산업에서 생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이들은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모형 발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단행한 '2025년도 정기 인사'에서 신 그룹데이터TF장을 인공지능(AI)활용·고객의 소리(VOC)데이터 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으로 신규 선임했다. 교보그룹 계열사에 입사한 지 10년 만이다.

신 상무는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보험업 관련 경험을 쌓았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 디지털혁신(DX)신사업팀장으로 첫 발을 디딘 그는 △교보생명 차장 △교보생명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 △교보생명그룹데이터전략팀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초에는 경영 임원 후보에 선발돼 1년간 다른 임원 후보들과 함께 디지털 리더십·경영지식·인사이트 역량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4월에는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으로 일했다. 10년간 다양한 실무 경험 외에도 AI와 빅데이터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디지털 혁신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장남인 정경선 전무가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선임되면서 3세 경영의 첫 단추를 뀄다. 그는 1986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비영리단체인 루트임팩트, 2014년 임팩트 투자사 HGI를 각각 설립해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힘썼다.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으로, 투자 과정에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얼마나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 전무 또한 지속가능 경영에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DT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2월 SKT와 AI 기반 보험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현대해상의 주요 보험 서비스를 SKT의 에이닷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에이닷의 통역콜 기능을 활용해 고객 저변을 외국인으로 확대하는 등 신규사업 모델 발굴에도 적극 협력한다는 복안이다.

9월에는 전국 15개 사옥을 돌면서 직원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직원들이 익명으로 질문을 던지면 즉답하는 형식으로, 자유롭고 활기찬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사장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은 1985년생으로 미국 예일대 동아시아학과 학사 출신이다. 2014년 한화 경영기획실 디지털팀 팀장으로 입사해 이듬해 9월 한화생명 디지털팀장을 맡았다. 이후 △전사 혁신실 △디지털혁신실 △미래혁신 및 해외총괄 등 주요 미래 사업 부문을 거쳤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해외 사업 확장 노력을 통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은행뿐만 아니라 미국 증권사를 인수하는 성과를 냈다.

베트남 진출 이후 지난해 누적 흑자 전환을 기록했으며, 국내 보험사가 단독 출자해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 중 최초로 본사에 배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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