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다목적 잠수함 도입 의사
K-함정, 빠른 납기ㆍMRO 강점
포르투갈이 해군 역량 강화를 위해 소형 다목적 잠수함 추가 도입에 나선다. 특수선 명가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 건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주에 나설 전망이다.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포르투갈 해군은 배수량 1000톤(t)급 이하 잠수함 2척 도입을 추진 중이다. 잠수함 운용 예산 규모만 4700억 원에 달하며 2030년 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서양 주요 해상 운송 경로의 방위와 감시 능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계 임무에 투입하는 동시에 포르투갈 해역의 정찰 활동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대서양에 마데이라(Madeira)와 아조레스(Azores)라는 2개의 제도를 포함해 170만㎢ 규모의 해양 지역을 관할하는 포르투갈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최근 중국 선박의 발트해 해저 통신 케이블 훼손 등 주요 인프라 사보타주(파괴 공작) 의혹이 나오면서 해양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 잠수함 도입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작전상 물리적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다. 현재 포르투갈 해군은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도입한 트리덴트급(Tridente-class) 잠수함 트리덴트(Tridente)와 아르퐁(Arpao)을 운용 중이다. 한 척이 수리에 들어가면 나머지 한 척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므로 작전 활동에 제약이 크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특수선의 강점을 바탕으로 사업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첫 잠수함 수출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기술력과 건조 역량을 축적해왔다.
한화오션은 2011년 12월 대우조선해양 시절 인도네시아에 1400톤급 잠수함 3척을 수출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적인 잠수함 건조 강국인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등을 제치고 사업을 따내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사업(KSS-1)을 통해 장보고-Ⅰ 1번함인 장보고함을 건조한 한화오션은 독일 현지에서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잠수함 건조 기술을 습득했다. 최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에서 공동수조와 예인 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 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연구ㆍ개발(R&D)에 한창이다.
HD현대중공업은 독일 외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공기불요장치(AIP)를 탑재한 214급(1800톤급) 잠수함을 기술 도입 방식으로 건조한 데 이어 2000톤~3000톤급 잠수함 기본설계와 건조 등 다양한 규모의 잠수함 개발 및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수출형 잠수함 모델은 전 세계 고객 국가의 요구 성능을 만족시키고 건조 비용과 운영 유지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포르투갈 잠수함 수주전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며 “우리 기업들은 빠른 납기뿐 아니라 추후 유지ㆍ보수ㆍ정비(MRO) 신뢰도가 높아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