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정국 불안정이 심화한 가운데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 주요국에서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단체여행 및 기업회의가 취소됐고,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 판매율도 급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은 안전하다”고 강조하면서 “관광산업이 또다시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긴급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11일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여행, 숙박,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관광 취소가 잇따랐다. 15개 인바운드 여행사 확인 결과 동남아 지역 단체여행 24건이 취소됐고, 연말 성수기인 20일 이후 예약된 단체여행 취소율은 80%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일본·구미주 단체여행도 취소 사례가 발생했거나 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대 및 종로 소재 숙박 시설의 취소 건수도 평소 대비 2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회의 유치 후보도시 선정을 앞두고 마이스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 마이스 단체 5건과 내년 2월로 잡혔던 인센티브 단체 관광 1건이 각각 취소됐고, 미국 기업의 서울 사전답사 1건도 연기됐다.
비상계엄 해제 이후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인 ‘디스커버서울패스’의 일평균 판매량과 이용량은 11월 대비 각각 36.27%, 17.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주요국들이 한국의 비상계엄 후폭풍을 주시하면서 여행객들에게 여전히 주의를 당부하고 있어 관광업계 타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영국은 집회 등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은 피하도록 권고했고, 대만은 한국 여행 경고를 ‘회색 경보’로 상향했다. 홍콩도 여행 경보제도 사이트 국제 현황에서 한국 페이지를 신설했다.
이연택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명예교수는 “정치 불안정에 따른 관광업계 타격은 최소 6개월에서 마이스의 경우 1년까지 갈 수 있다”며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한 ‘안전한 서울’ 홍보를 통해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고, 여행 할인 등 상품화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관광업 계 관계자들과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여전히 안전하다”며 안심하고 서울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여행사와 협력해 서울의 관광 자원을 적극 홍보하겠다”며 “특히 온라인 여행사와 협업해 안전한 서울 관광상품 판매전을 기획함으로써 관광객들의 수요를 되살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이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서울 곳곳의 정보를 제공하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다채로운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관광객들에게 ‘서울은 안전하고 다시 오고 싶은 도시’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서울의 이미지와 관광산업 회복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