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거래 미수금은 소폭 증가…단타 매매 늘어
전문가 "이익 모멘텀 및 퀄리티 중심 필요"
개인 투자자가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많은 수익을 더 짧은 시간에 얻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위탁거래 미수금은 상승하면서다. 증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레버리지를 향한 개인 투자자의 투심이 건재한 가운데, 전문가는 경계감 해소 전까지 주의를 요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신용거래융자는 연중 최저치인 15조3107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인 신용거래융자는 전일 처음 16조 원 밑으로 내려갔다.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개인의 공격적인 투자 심리는 변치 않은 듯하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1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약 9448억 원으로, 지난달 평균 미수금인 9257억 원을 상회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 결제 대금이 부족한 경우 증권사가 일시적으로 대신 지급해주는 금액을 뜻한다.
신용거래융자와 위탁매매는 모두 투자자가 자신의 자금보다 더 많은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해주는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킨다. 정해진 기한 내에 상환하지 못하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는 점은 같지만, 통상 전자는 180일, 후자는 3거래일의 만기를 가진다는 차이가 있다. 증거금 비율도 위탁매매가 더 높다.
만기가 짧고 위험성이 더 높은 위탁매매 미수금이 늘어난 건, 개인이 단기 트레이딩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12월 4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단기로 차익을 볼 수 있는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팔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구매했다는 점도 공격적인 투심을 방증한다. 이날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이번주(9~12일) 코스피(ETF·ETN·ELW 제외)에서 1조 679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에서는 6378억 원 순매수했는데, 순매수 2위와 3위에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투자는 시장의 변동성에 매우 취약하므로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금처럼 증시를 휩쓴 불확실성이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익 모멘텀 및 퀄리티 중심의 대응을 조언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탄핵 대치 정국과 관련된 경계감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하방 안정성 확보를 염두에 둔 업종 간 로테이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연출될 변동성 국면에서 상대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종목군은 과거 대비 밸류에이션 저평가 유인이 존재하는 동시에 이익 모멘텀 및 수익성이 양호한 종목일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