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통과’ 직무 정지된 대통령…체코 원전‧방산 사업은 누가 이끄나 [탄핵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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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정치 상황…기업들 우려 목소리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어려움 토로
“어떻게 따낸 방산‧원전 사업인데”
IRA 폐기‧체코 원전 사업 올스톱 가능성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의 외경.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의 외경. (연합뉴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대통령의 직무‧권한이 정지되며 추가 비상계엄 등 불안 요소는 사라졌으나, 향후 진행된 정부 차원의 사업도 흔들리고 외국 투자 유치도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으로 인한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산업계와 재계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통과와 국내 정치 리스크 확대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일 비상계엄 이후 국내 경제는 정치적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2차 비상계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7일 국회에서 1차 탄핵안이 부결되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환율이 요동치고 코스피가 크게 떨어지는 등 국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이어졌다.

이날 국회가 2차 탄핵안을 통과시키며 당분간 대통령으로 인한 불안 요소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끝날 때까지 정치적인 리스크는 남아 있어 기업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기업들은 매년 이맘때면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그러나 요동치는 환율과 국내 정치가 불확실하게 흘러가며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한때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1430원대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고, 계엄과 탄핵의 타격이 상당한 만큼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내년도 신년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환율이 너무 흔들려서 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기업들 대부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단가가 올라가 수익도 커진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면 사업을 계획하기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환율을 토대로 사업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직무‧권한이 정지된 상황에서 대통령의 권한대행을 맡게 될 총리마저 탄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간 거래(G2G) 산업에도 악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체코 원전 수주도 불안한 상황이다. 방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3월을 목표로 하는 체코 원전 수주 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체코와 미국 정부의 협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불확실해졌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현재 우리나라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다. 본 계약이 취소되는 최악의 경우도 거론된다.

기업들은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프로젝트 3조 원 규모의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입찰 수주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유럽과 중남미 등 새로운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해 핵심 인사와 교류하며 신뢰도를 쌓아 왔다.

이 방산 업계 관계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 대통령 등 여러 국가와 방산 협력에 대해 논의했는데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이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이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IRA에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온 만큼 기업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흐린 날씨 속 서울 여의도 빌딩들이 구름에 가려져있다. (뉴시스)
▲흐린 날씨 속 서울 여의도 빌딩들이 구름에 가려져있다. (뉴시스)

한 기업 관계자는 “곧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선자가 IRA를 없애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당장 내년 상반기 계획이 불안한데,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대화하고 대응에 나서줄 사람이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회 탄핵안 통과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심리, 대선까지 이어지며 기업들의 어려운 상황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라며 “나라 밖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에 치이고, 내부에서는 탄핵 소용돌이라는 내우외환의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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